구멍가게에서 과자 한 봉지를 사더라도 과자에 이상이 있으면 가게에서는 과자를 바꿔준다. 그런데 돈을 수십만원 주고 또 품질보증서라는 것을 첨부해 구입한 제품에 하자가 있는데 수리나 교환을 받지 못한다면 어찌할 것인가.
최근 한 인터넷 사이트에는 소니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AS를 받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소비자들의 글이 넘친다. AS비용이 터무니없이 비싼데다 AS를 제대로 해주는 AS센터를 찾기도 힘들다는 내용이다. 또 다행히 AS를 맡겼다 하더라도 기다림에 지치고 AS센터에 수십번 확인전화를 더 해야 한다고 토로한다. 참다 못한 소비자들이 CS센터를 찾아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는데 이것도 다른 게 아니라 그저 자신이 구입한 제품에 대한 정당한 AS를 받고 싶다는 것이다.
가전의 생산이나 소비에 있어서는 이제 우리나라도 선진국 수준이다. AS도 전화 한통이면 즉각 기사가 달려와 제품을 봐주는가 하면 다른 제품도 같이 덤으로 살펴주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소니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은 방문AS는 고사하고 제때 AS를 받을 수만 있어도 다행인 처지에 있는 것이다.
소니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는 소니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 11년 전인 90년 2월 소니인터내셔널코리아가 설립된 이후 줄기찬 성장세를 이어 지난해 말 5966억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내년에는 매출 1조원을 목표로 하는 거대기업이다.
이같은 소니코리아의 급성장 뒤에 국내 소비자들의 소니 제품에 대한 구매가 있었음은 당연한 얘기다. 그런 국내 소비자들을 소니는 저버리고 있다. 소니코리아는 물건을 파는 데만 일류였지 AS에는 여전히 3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셈이다. 과연 일본에서도 소니가 이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소니 제품을 사용하는 어느 소비자는 소니코리아 AS에 대한 불만으로 도배된 인터넷 게시판 구석에 이런 글을 올렸다.
‘새로 부임하는 소니코리아 사장님. 제발 소비자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주십시오.’
소니코리아와의 AS전쟁에 지친 국내 소비자들이 AS를 받기 위해 마지막으로 애원하는 듯 올린 이 글귀가 너무도 애처로워 보인다.
<생활전자부·윤대원기자 yun1972@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