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포르노 사이트 `천국`

 MSN·라이코스 등 대형 포털들이 포르노물(物)을 앞세워 유럽시장으로 진격하고 있다.

 온라인 광고시장이 극심한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 대형 포털들이 수익모델로 확실한 검증과정을 거친 포르노 콘텐츠 제공에 앞다퉈 나서고 있는 것이다. 특히 유럽은 미국과 달리 정서적으로 포르노에 관대해 포털들의 타깃이 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다른 지역에서는 검열 대상이 될 만한 프로그램들이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정부의 제재도 없어 심야시간에는 지상파TV를 통해 성인용 화면이 그대로 방영되기도 한다.

 유럽 시장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업체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N. 자정부터 새벽 3시까지 MSN프랑스는 인터넷 포르노물로 향하는 관문이 된다.

 낮에 ‘멘(Men)’이라는 작은 제목으로 운용되던 메뉴가 자정이 되면 ‘MSN의 뜨거운 밤(Hot Nights on MSN)’이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화면전체로 커지면서 알몸을 노출한 여성들이 화면을 메우기 시작한다. 이어 각종 성기구들과 성인등급 비디오 판매 사이트들이 화면 옆쪽으로 도열한다. 바야흐로 스트립쇼와 게이·레스비언 콘텐츠 등 성인물의 천국이 열리는 것.

 MSN프랑스의 관계자는 “인터넷에서 이러한 수요가 있는 것을 모른 척하고 싶지 않다”고 돈이 되는 콘텐츠를 지향하는 회사 방침에 대한 속내를 감추지 않는다.

 라이코스유럽 역시 홈페이지에서 ‘에로틱(Erotic)’이라는 채널을 하루종일 운용하고 있고 프랑스의 ‘노매드(Nomade)’는 오후 9시부터 오전 6시까지 포르노 채널 ‘참(Charm)’을 제공중이다.

 이밖에 야후도 “성인물은 매우 수익성이 높다”고 밝히는 등 유럽 네티즌들에게 성인물 접속을 용이하게 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유럽 업계 관계자들은 “대형 포털 대부분이 포르노물 제공을 검토하고 있을 정도”라고 거든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인터넷 포르노물이 유럽의 새벽을 열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성인물에 대해 엄격한 미국에서는 꿈도 꾸지 못하면서 유럽 청소년들에게 해가 되는 행위를 서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야후의 경우 올 초 미국에서 자사 사이트에 성인등급 비디오를 판매 아이템으로 등록했다가 엄청난 반발을 받고 포기했다.

 대형 포털업체들은 성인용 콘텐츠가 포르노물로 국한된 것은 아니라고 강변한다. MSNBC의 관계자는 “성인들의 만남을 주선하는 서비스도 제공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되고 있는데도 포르노물만 제공하는 것처럼 매도되고 있다”고 밝혔다. 자신들은 “지역적·정서적 특성을 감안한 콘텐츠 제공에 나서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 인터넷 업계 한편에서는 가입자라는 확실한 수익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대형 포털들의 성인물 제공은 이해할 만한 측면이 있다고 두둔하고 있다. 실제 AOL을 제외하면 유럽에서 수익기반을 가진 사이트는 별로 없다. AOL은 성인물을 제공할 계획이 전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프랑스텔레콤의 와나두(Wanadoo)나 보일라(Voila)도 마찬가지로 서비스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일부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MSN프랑스는 지난 6개월 동안 야간 접속자 수가 1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포르노물이 확실한 수익원임을 입증했다.

 이미 ‘돈과 비난’ 둘 가운데 하나를 선택한 포털들은 속이라도 편하다. 나머지 포털들은 포르노 콘텐츠 제공을 놓고 ‘뒤따를’ 비난과 ‘눈앞에 어른거리는’ 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