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광원 이지아이티 사장 kwyou@easyit.co.kr
금년 경제사정은 마이너스 성장을 한 아시아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는 괜찮다고 한다. 하지만 내년에 새로 배출되는 졸업생들에게는 취직이 하늘에 별따기만큼 어렵다. 예상되는 청소년 실업자수가 40만 가까이 되는데도 불구하고 회사는 쓸 만한 인재가 없다고 한숨이다.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을 꺼리는 것은 전문적인 능력과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회사는 학교를 졸업하는 사람들이 현업에서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갖추기를 기대한다. 물론 그 역할은 학교가 해줄길 바란다. 그러나 학교는 전문적이고 제한적인 능력을 갖춘 사람보다는 기본에 충실하고 폭넓은 응용능력을 갖춘 사람을 길러내려고 한다. 그러면서 학교는 특수한 목적이나 기관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학교와 기업 현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대안을 찾는 데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정부는 국가경쟁력을 10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국가인적자원개발계획’을 수립, 2005년까지 6대 전략 분야에 18만6000명을 양성하고 평생교육체제를 구축하기로 했다. 기업은 지식경영체제와 사이버교육시스템을 기반으로 하는 교육혁신을 도모하고 있다. 이는 정부와 기업이 모두 미래는 교육에 달려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지금까지의 국가나 기업전략은 ‘Catch up’ 작전이었다. 선진국이라는 선생을 보고 배우고 따라하면 되었다. 거기에는 창의성이 끼여들 처지가 아니었고 오로지 속도와 효율만이 중시되었다. 사람도 그런 방향에서 양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본 학문보다는 응용학문이 중시되고 원천기술보다는 응용기술이 환영받았다. 그 결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학자나 경영자·엔지니어가 극히 드물다.
이제는 전략을 바꾸어야 할 때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Head ahead’ 전략이 있어야 한다. 모든 분야에서 앞서갈 수 없으므로 선택과 집중을 통해 몇 개 분야에서는 세계에서 제일가는 경쟁력을 갖추는 강소국 전략이 필요하다.
기업 또한 마찬가지다. 세계에서 경쟁할 수 있는 분야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자기 분야에서 세계 정상에 있는 사람, 상상력과 창의력이 살아숨쉬는 조직, 합의된 국가 비전 등이 이를 가능하게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에 대한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우선 개인은 여러 방면에서 능력에 차이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하향적 평준화가 아닌, 상향적 불평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가는 사람들이 더 나아갈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이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 세계적으로 경쟁할 수 있다.
외국어 능력이 탁월한 사람은 어디서 교육받고 있는가. 기술부문에서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어디서 교육받고 있는가. 디자인 부문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은 어디서 교육받고 있는가. 그리고 이들이 세계에서 1, 2위를 다툴 수 있는 교육시스템을 우리는 가지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어떠한 노력이 필요한가. 즉 수월성에 관한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
둘째로 교육주체인 정부·학교·민간 교육단체들이 교육목표·대상·내용·방법 등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그래야 교육자원의 효율적인 활용이 가능하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어 학교는 기본학문과 이론 중심으로, 민간 교육기관은 현업에 필요한 실무능력 중심으로, 회사는 자사에서 필요한 전문실무 능력을 중심으로 한 기본 모델이 확립되어야 한다.
셋째로 우리는 맡은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고 있는지 늘 자문하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자기개발 노력이 중요하다. 또 이를 뒷받침하는 평생교육시스템이 정부·기업·사회적으로 구축되어야 할 것이다. 주 5일제 근무시행은 좋은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이 조직을 만들지는 못한다. 그러나 교육없는 조직은 성장은커녕 생존조차 못할 것이다. 또한 교육이 개인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하지만 교육없는 개인은 성공대열에서 바로 도태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