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가 크게 위축된 가운데 엔터테인먼트용 가전기기의 판매는 크게 늘고 있다고 AP가 시장조사기관인 NPD테크월드 등의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추수감사절 주간이던 지난달 18일에서 24일까지 DVD플레이어 등의 엔터테인먼트용 가전기기의 판매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0% 안팎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DVD플레이어가 53% 성장한 것을 비롯해 디지털 카메라(40%), 스피커가 달린 서라운드 오디오 수신기(173%), PDA(30%) 등이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가전 유통업체들의 실적도 개선됐다. 미국 최대 가전 유통업체인 베스트바이의 3분기 매출은 작년동기 대비 40% 신장됐으며 경쟁사인 서킷시티의 실적은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됐다.
이와 관련, NPD테크월드의 톰 에드워즈는 “정보가전은 경기를 타지 않는 산업”이라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이같은 엔터테인먼트용 가전 시장의 호조가 9·11 테러 사태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즉 테러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여가시간에 외식을 즐기던 미국 소비자들이 이제는 집에서 TV나 비디오를 보며 지내는 이른바 ‘코쿠닝’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올해 미국 가전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DVD플레이어가 다른 홈 엔터테인먼트 품목의 판매를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일례로 동 팰러앨토에 사는 허버트 하우스는 최근 친구로부터 크리스마스 선물로 DVD플레이어를 받은 후 큰 마음을 먹고 돌비 디지털 오디오 수신기를 구입했다.
한편 의류 등을 비롯한 다른 대부분의 소매 품목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10년 만에 최악의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리치마케팅의 버트 P 플릭킹거 3세는 “지난달 미국의 전체 소매 매출은 작년대비 3% 줄어들었다”며 “이같은 감소세는 이달들어 더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