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 이동망시장 `후끈`

 다른 통신 사업자들의 망을 빌려 이통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망 사업이 각광받으면서 이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가상이동망 사업자(MVNO)들간 경쟁이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투자잡지 레드헤링(http://www.redherring.com)은 최근 영국의 시장조사 회사 오범(http://www.ovum.com) 보고서를 인용, 전세계 MVNO 시장 규모가 지난해 2억8600만달러에서 올해 11억달러, 오는 2006년 무려 130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MVNO들간 경쟁도 점차 본격화되고 있다. 우선 유럽 시장에서는 영국의 버진모바일(http://www.virgin.com/mobile) 등 20여개사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미국에서도 옴니스카이(http://www.omnisky.com)와 고아메리카커뮤니케이션스(http://www.goamerica.com) 등 무선 인터넷 회사들이 최근 MVNO 분야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레드헤링은 또 올해 미국에서 AOL타임워너(http://www.aoltimewarner.com), MTV(http://www.mtv.com) 등 미디어 거인들은 물론 라디오섁(http://www.radioshackcorporation.com) 등 유통업체들까지 MVNO 분야에 새롭게 진출할 것으로 관측했다.

 선두업체인 버진모바일은 최대 부동산 재벌인 버진그룹 통신 자회사로, 지난 99년 세계 최초로 오렌지와 보다폰 등의 이동통신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망 시장에 뛰어든 후 불황에도 불구하고 약 1년 동안에 100만명의 이통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오범의 분석가 앤드루 콜은 “여러 이통 사업자들과 공동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버진은 이통 가입자들의 요구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동안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영국 이통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버진이 1위를 차지한 반면 이 회사의 최대 고객인 원2원(http://www.one2one.co.uk)은 4위에 그쳤다고 밝혔다.

 유럽 MVNO 시장을 석권한 버진모바일은 지난 10월 미국 2위 이통업체 스프린트PCS(http://www.sprintpcs.com)와도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는 등 최근 미국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버진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계기로 올해 미국 이통 시장에서도 MVNO 서비스가 돌풍을 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범의 콜 분석가는 “이통 서비스 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미국이야말로 MVNO 업체들이 사업을 하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갖추고 있는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