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포럼>게임산업의 글로벌화

 ◆김영만 한빛소프트 대표(ymkim@hanbitsoft.co.kr)

 

 경기침체에도 불구, 우리나라 게임산업은 최근 몇년간 30% 내외의 고도성장을 지속해 왔고 올해도 그 규모는 1조25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같은 고도성장은 1500개에 달하는 게임개발사들이 노력한 산물이며 무엇보다 게임유저층이 큰 폭으로 성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물론 게임을 문화산업으로 인식한 정부의 뒷받침도 큰 역할을 했다.

 한국의 게임산업이 갈수록 커진다는 사실은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나 만드는 사람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신규업체의 잇단 참여로 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것은 업계의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다시 말해 게임 이용자 수가 늘어나기는 했지만 그 수는 극히 제한적인 것이다. 더욱이 국내 게임개발사의 수와 이들이 만들어내는 제품의 수는 이용자의 증가를 훨씬 웃돌 정도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게임의 경우 최근 2년새 공급이 수요를 넘쳐나는 현상을 보이고 있어 부작용마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은 게임계의 당면과제다. 필자는 그 대안을 다음의 세가지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첫째는 현재 청소년층에 밀집돼 있는 게임이용자층을 늘리는 것이다. 여성이용자층에 대한 공략과 연령층 확산 등으로 게임이용자층 자체를 확대해야 한다는 말이다. 즉, 여성이용자의 취향을 분석해 이에 맞는 게임을 개발하고 직장인 이상의 연령이 흥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을 개발한다면 새로운 수요와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둘째는 플랫폼의 다양화다. 현재 우리나라 게임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온라인게임과 PC게임 일변도에서 벗어나 모바일게임과 콘솔게임 등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특히 콘솔게임은 세계 게임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올해에는 X박스와 PS2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더욱 긴요하다.

 셋째는 해외시장 공략이다. 국내 게임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해온 것이 사실이지만 세계시장에서 우리나라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불과 5%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두가지 방법은 현재 개발되고 있는 게임의 내용과 구성, 기술적 배경 등을 감안할 때 단시간에 이뤄내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따라서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다름아닌 해외시장 공략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 게임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은 이미 상당부분 진행돼 있다. 엔씨소프트의 온라인게임 ‘리니지’는 대만·홍콩·미국에 이어 일본에까지 진출해 있으며 액토즈소프트의 ‘천년’은 국내 최초로 중국시장에 진출, 선전하고 있다. GV의 ‘포트리스 2 블루’와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레드문’ 등도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온라인게임을 위시한 국산게임의 해외진출은 아직 초보단계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이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기획단계에서부터 국제시장을 목표로 게임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또 개발과정 및 유통시스템 전반을 국제수준에 맞춰 재정비하고 퍼블리셔 모델로서 개발과 유통을 분리시켜 전문화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게임 기획단계 이전부터 분석을 시작해 컨셉트를 정한 뒤 전문 개발사와의 제휴를 통해 제품을 완성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사전·사후 마케팅을 펼쳐 성공적으로 런칭하고 이에 대한 고객지원까지 책임을 짐으로써 실패의 요소를 최소화, 성공을 극대화하는 총체적인 역할도 그 누군가 맡아줘야 한다.

 결론적으로 퍼블리셔 모델을 도입하면 우리나라 게임산업의 모든 단계를 국제적인 모델로 재정비하는 것이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예컨대 앞선 자본력을 바탕으로 우수한 인력 육성이 가능하고 개발과 마케팅의 분업이 용이하며 무엇보다 선진화된 유통망을 가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제 퍼블리셔 모델을 바탕으로 게임산업의 글로벌화를 향해 나아가야 할 때라고 본다. 이것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때 우리나라가 세계 제3의 게임강국이 되는 날도 머지 않으리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