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시장이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체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설비투자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시장조사 기업인 데이터퀘스트는 전세계 반도체업체들의 생산 능력이 아직 과잉 상태에 머물고 있어 이들이 올해 설비와 생산장비 등을 위한 예산을 지난해 444억달러보다 약 24% 줄인 338억원선에 그칠 것이라고 연례 산업전략심포지엄(ISS)에서 전망했다. 또 데이터퀘스트는 올해 하반기부터 반도체 생산 시스템에 대한 지출이 회복되기는 하겠지만 올해 전체 반도체 장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52억달러보다 19% 가량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 데이터퀘스트 반도체 제조그룹의 이사 겸 애널리스트인 클라우스 린넨은 “거시경제 회복과 전자장비 수요 반등은 결국 (반도체 경기에 대한) 통제력을 가져다줄 것이지만 여전히 생산능력이 과잉 상태기 때문에 업계의 주의를 요구한다”고 설명했다.
린넨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 반도체 생산설비의 가동률은 약 60% 수준이며 내년 말까지는 약 80% 수준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반도체업체의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28.9% 하락한 444억달러에 불과했으며 특히 반도체 장비시장은 전년대비 28.9% 떨어진 것으로 추산됐다.
분야별로는 파운드리와 D램 공급업자들이 자본지출을 약 47% 줄여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특히 대만의 경우 50% 이상 줄인 것으로 평가됐다. 또 미국과 유럽의 반도체 업체들은 자본지출을 각각 21%, 26% 삭감했다. 반면 일본의 반도체업체들은 18%만을 줄였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