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그텔레컴코리아의 국제회선임대 기간통신사업권 정식획득이 임박함에 따라 올해 국내 국제회선임대시장의 경쟁판도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일 정통부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플래그텔레컴코리아는 정통부로부터 서울국제전화의 지분 49% 인수가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받음에 따라 서울국제전화의 실질 소유주인 프리즘커뮤니케이션스와 기간통신사업권 양수도 정식 계약작업에 곧 착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올해 국내 국제회선임대시장에는 이미 사업에 착수한 데이콤크로싱을 비롯해 작년말 레벨3아시아 자산인수를 통해 사업권을 확보한 리치코리아, 그리고 플래그텔레컴코리아 등 외국계 사업자군과 그동안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KT간에 한치 양보없는 일전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외국계 사업자 파상 공세=이들 외국계 사업자들이 내세우고 있는 절대적인 경쟁요건은 ‘회선요금’이다. 데이콤크로싱·리치코리아·플래그텔레컴코리아 등이 제각기 방대한 용량의 해저케이블망을 자체 소유하고 있다는 것도 이같은 요금경쟁의 가능성을 높게 만드는 조건이 되고 있다.
따라서 올해 국내 국제회선임대시장에서 가격파괴 조짐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빠르고 넓게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전반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흐름을 주도하는 측이 이들 외국계 사업자들이 될 것이라는 점은 불 보듯 뻔한 것이다.
이들 외국계 사업자들은 한번도 열린 적이 없는 한국 국제회선임대시장에서 빠른 시간 안에 인지도를 얻고 브랜드 파워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곧 아킬레스건’ 이라는 인식을 확고히 견지하고 있다.
한 외국계 사업자 대표는 “원가경쟁은 자기 상품을 많이 팔려고 하는 의도가 깔린 것이지만 자사가 얼마나 파워풀한 글로벌망을 보유하고 있는지를 이용자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좋은 방도”라며 “한국시장에서도 현실적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고객을 파고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수성의지 확고한 KT=KT는 일단 수년간 쌓아온 고객과의 신뢰관계가 당장의 요금문제로 인해 무너지지 않는다는 자신감 속에서도 외국계 사업자의 공세수위에 맞게 적절히 대응하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KT 국제전용사업부 관계자는 “외국사업자들이 가격을 가지고 시장공략에 나설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기존 고객과 KT의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에 맞는 합당한 가격선을 제시하는 등 상황과 조건에 맞는 경쟁을 펼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외국계 자본이 국내시장에 많이 들어오면서 지분관계에 의한 고객수요 변화는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그동안 서비스 과정에 쌓은 품질과 서비스 노하우, 기업관계 등에서는 KT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본다”며 수성의지를 확고히 밝혔다.
하지만 KT측도 일정정도의 시장점유율 잠식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기업고객이 국제전용회선 이용에 있어 요금문제를 가장 큰 관심사로 갖고 있는 경우라면 이들 외국계 사업자의 공세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