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일본-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 무게중심 DSL로 이동

 일본내 고속 인터넷 접속 서비스가 기존의 케이블(CA)TV망을 이용한 서비스 중심에서 디지털가입자망인 DSL로 무게 중심을 옮겨가고 있다.

 일본 총무성이 8일 발표한 ‘인터넷접속 서비스의 이용자 등에 대한 추이’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현재 DSL서비스 가입자수는 120만명에 이르러 9월말 기준으로 115만명에 머문 CATV를 제치고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부문의 주역으로 부상했다. 월별로 가입자수를 발표하는 DSL서비스에 비해 CATV의 경우 분기별로 발표하기 때문에 동월 대비 비교는 불가능하나 DSL서비스 가입자수가 폭발적인 성장률을 보이고 있어 이미 12월 기준으로 DSL서비스가 CATV서비스를 넘어선 것으로 점쳐진다.

 DSL서비스는 2000년 12월말까지만 해도 가입자수가 1만명에도 못미쳐 당시 이미 60만 가입자수를 기록한 CATV망 서비스를 따라잡기는 불가능해 보였다. 이미 일본 각 가정에 상당수 보급돼 있는 케이블망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가 더욱 경제적인 것으로 여겨졌다. 또한 NTT도코모로 대변되는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 역시 2000년 12월에 2600만명을 돌파, 사실상 DSL 초고속 인터넷망 서비스는 성공 가능성을 의심받았다.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은 NTT동·서일본. 오랜 고심 끝에 2000년 12월 DSL서비스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여하기로 결정, 지난해 8월말까지 51만 가입자수를 가진 시장으로 성장시켰다. 여기에 고무된 야후가 9월 1일부로 월정액 2280엔이란 저렴한 가격과 초당 8메가의 초고속 서비스를 무기로 시장에 참여, 한달새 1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며 DSL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시켰다. 야후의 시장 참여 이후 DSL서비스 가입자수 월별 증가율은 10, 11월 각각 42%, 22%에 이르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비해 CATV망을 이용한 서비스 시장의 성장률은 점차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6월말 대비 9월말의 분기별 성장률은 19%에 머물러 CATV망을 이용한 서비스의 가입 붐은 일단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상의 정보가 점차 대용량화됨에 따라 보다 빠른 속도를 제공하는 DSL서비스에 비해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DSL서비스가 저렴하게 제공됨에 따라 사실상 초고속 인터넷서비스의 주도권을 DSL에 완전히 넘겨주고 말았다.

 한편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 이용자수의 급성장세는 일단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10월 처음으로 이용자수 2000만명을 돌파한 후, 4개월만인 지난해 2월에 3000만명을 돌파, 다시 4개월만인 6월에 40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일본 무선인터넷 시장의 잠재력을 보여준 급성장세는 11월말 기준 4717만명에 그쳐, 안정적 성장으로 방향을 바꿨다.

 

 ◆올해 일본내 초고속 인터넷서비스 보급 전망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한 세대수가 올해내에 900만회선을 넘어설 것으로 일본경제신문이 최근 예측했다.

 이에 따르면 1월 현재 280만회선으로 추정되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수가 비대칭 디지털 가입자선(ADSL)의 폭발적인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내 가입자수 9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예상이 현실화될 경우 일본은 연내 초고속통신 보급 부문에서 한국을 제치고 미국에 이은 세계 2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전화회선을 이용해 초고속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ADSL은 2001년 12월 월정액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 NTT동·서일본, 야후 등 업체간 경쟁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초당 서비스 속도가 개선되는 등 일본내 인터넷 붐과 더불어 경쟁력을 얻어가고 있다. 1월 현재 ADSL 가입을 신청하고 개설을 기다리고 있는 네티즌이 150만 세대에 이르는 등 증가추세를 계속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월 30만회선 증가를 보인 ADSL 가입자수는 올해에는 그 증가 폭이 더욱 커져 1월 현재 추정 가입자수 150만 세대가 3월말에는 250만 세대, 연말에는 650만 세대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의 인터넷 이용률

 총무성이 8일 발표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이용자수 등에 대한 추이’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해 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약 2192만 가정이 인터넷 접속 환경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많은 가정에서 이용하고 있는 인터넷 서비스 형태는 단순 전화회선을 이용한 ‘다이얼 업’형의 서비스로 가입자수 1952만명에 이른다. 아직도 절대 대다수의 일본인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보다는 전화선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그 다음으로 CATV망을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와 DSL서비스. CATV망의 경우 지난해 9월말 자료를 토대로 11월에 가입자수 120만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며 DSL서비스 역시 11월 기준 가입자수 120만회선을 돌파했다.

 이 수치만 보면 일본내 인터넷 서비스가 아직도 초보단계로 오인하기 쉬우나 이는 휴대폰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사용자수를 제외한 수치다.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수 4717만명을 추가하면 무려 6909만명이 각종 인터넷 서비스 형태를 통해 인터넷 접속 환경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물론 한 명이 여러 서비스에 가입돼 있는 경우를 고려하면 이보다 적은 수치일테지만 통신분야 강국의 하나임을 방증하는 수치다.

<일본 도쿄=성호철 특파원 sunghochul@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