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지난해 IPO, 양은 줄고 질은 좋아졌다

 【iBiztoday.com=본지특약】 지난해 IPO는 건수는 줄었지만 규모와 질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전문기업 르네상스캐피털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상장업체는 불과 83개 사로 지난 2000년의 406개사, 99년의 486개사에 비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어려운 IPO 관문을 통과한 이들 업체는 신생업체들보다는 규모가 크다는 공통점이 있으며 아울러 투자자들에게도 비교적 높은 수익을 안겨준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상장 대행업체 IPO닷컴(IPO.com)은 이같은 현상에 대해 “양적으로 부족한 면이 질적인 면으로 보완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르네상스는 지난해 IPO 평균 조달금액이 4억9100만달러로 지난 2000년의 2억4000만달러, 99년의 1억9100만달러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처럼 IPO 실적이 지난해 대폭 증가한 것은 필립모리스(philipmorris.com)에서 분사한 크래프트푸드(kraftfoods.com), 루슨트(lucent.com) 계열의 아기어시스템스(agere.com), 푸르덴셜보험(prudential.com) 계열의 푸르덴셜파이낸셜(prufn.com) 등과 같은 우량업체들의 상장에 힘입은 것이다.

 르네상스캐피털의 랜덜 로스 분석가는 이에 대해 “투자자들이 야간작전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않으면서 안전을 중요시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지난해 상장한 기업의 주가도 상장일로부터 연말까지 평균 1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8% 하락한 지난 2000년보다는 좋은 실적이지만 276%나 폭등했던 99년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IPO 조사업체 IPO모니터(ipomonitor.com)에 따르면 지난해 상장된 베이지역(샌프란시스코만 주변의 실리콘밸리) 업체는 총 17개로 2000년의 99개, 99년의 124개와 대조를 이뤘다.

 베이지역 업체의 주가 역시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해 상장일에서 연말까지 43%나 치솟았다. 이는 무려 42%나 떨어졌던 2000년, 17% 하락한 99년에 비해 상당히 개선된 실적이다.

 신규 상장업체 중 지난해 미국에서 최대 주가 상승률을 기록한 반도체 설계회사 베리시티(verisity.com)와 마그마디자인오토메이션(magma-da.com) 등은 모두 베이지역 업체였다. 이들 업체는 주가가 각각 두 배 이상이나 올랐다.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해 고전을 면치 못한 반면 반도체 설계, 반도체 소프트웨어 및 장비업체들은 호조를 보였다. 이는 17개 베이지역 신규 상장업체 중 7개사

가 반도체 장비 및 소프트웨어 업체였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다.

 IPO닷컴의 마크 바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IPO시장에서는 일부 업종만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고 밝혔다. 우선 반도체장비가 투자자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았고 에너지나 건강관리 사업 등도 적지 않은 관심을 모았다.

 IPO시장은 그러나 지난해 테러 대참사의 영향으로 9월에는 지난 70년대 이후 처음으로 단 한 건의 IPO 실적도 없었다.

 10월들어 주가가 반등하면서 IPO시장은 다시 활기를 찾긴 했으나 기업들은 IPO 규모와 가격을 축소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같은 상황이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유리한 결과를 가져왔다.

 테러 참사 이전 IPO가 연말까지 7%의 수익을 창출한 데 비해 테러 참사 이후 IPO는 35%의 수익률을 보였기 때문이다. 바움 CEO는 “증시가 호황을 나타내는 한 IPO시장도 호조를 띠게 마련”이라며 “자금이 많이 풀려 있고 주식가격이 낮아 전망은 좋은 편”이라고 내다봤다.

<코니박기자 conypark@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