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털업계 제휴합병 바람

국내 포털업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수익모델 부재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인터넷 포털업체와 거대 통신서비스사업자가 손을 잡는 등 인수합병 및 제휴바람이 뜨겁다.

 이미 하나넷과 드림엑스닷넷이 통합을 선언했으며, 국내 1위 통신사업자인 KT와 포털 1위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전략적 제휴가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다. 또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의 합병문제도 서서히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외국계 포털들이 지난해 말 출범한 SK텔레콤 계열 유무선 통합포털인 네이트의 자리매김을 계기로 새로운 시도를 계획하고 있고, 하나넷(하나로통신)·코리아닷컴(두루넷)·드림엑스닷넷 등 3대 동영상 포털업체의 통합체 출범설이 나도는 등 인수합병 및 제휴파문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동안 국내 포털업계가 수익모델 부재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등 심각한 경영난에 시달려 왔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같은 변화는 바람직한 현상인 것 같다. 뿐만 아니라 통신사업자가 가세하게 되면 복합 비즈니스화라는 새로운 장이 펼쳐지게 된다니 기대가 크다.

 우리가 KT와 다음의 전략적 제휴를 예의 주시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대형 통신그룹과 콘텐츠업체간 접목이 통신서비스와 포털은 물론이고 IT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문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양사간 전략적 제휴가 윈-윈으로 결실을 맺느냐는 것이다. 물론 결과는 두고봐야 하나 다음의 경우 자금문제를 일시에 해소하는 것은 물론 KT의 막강한 통신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고, KT는 가장 큰 취약점인 인터넷 콘텐츠 및 서비스사업을 위한 안정적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한미르를 위탁경영하는 형태로 흡수한 KTH와 다음의 통합이라는 후속조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전무후무한 인터넷비즈니스 그룹을 탄생시킬 수 있게 된다.

 이같은 변화의 바람은 미국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미국을 대표하는 인터넷 포털업체인 야후와 AOL타임워너 등이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에 나설 정도라고 한다. 인터넷 포털업계의 제왕으로 불리는 야후의 경우 오는 2004년까지 매출의 절반 이상을 광고 이외의 분야에서 올리기 위해 사업구조를 전면 재편하겠다고 밝혔고, 세계 최대의 인터넷 및 미디어업체인 AOL타임워너도 뉴스·잡지부문 감축과 경영진 교체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수익모델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국내 포털업계가 위기극복을 위한 생존전략의 일환으로 제휴 및 인수합병에 적극 나서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회원 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수익원이 확보되지 못하면 성장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거대자본과 인프라를 소유한 통신서비스사업자가 직접 가세하게 되면 포털서비스가 질적 양적으로 변화된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따라서 국내 포털업계는 이를 계기로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야 할 것 같다. 좁은 국내시장을 놓고 이전투구하면서 수익모델을 찾기보다는 궤도에 오른 수익모델을 바탕으로 일본과 중국 등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이다.

 제휴 및 인수합병 바람이 몰고 온 빅뱅의 열기가 국내 포털업계의 경쟁력 제고와 해외진출로 이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