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사업자 공중망 무선랜서비스, 무선사업자의 구내무선전화서비스는 통신기술의 발달에 따라 유무선 영역 구분이 무너지면서 새롭게 등장한 신종 서비스다. 신기술의 등장이 아니라 기존 기술통합을 통한 새로운 시장이 생성되는 이른바 복합서비스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러한 서비스는 기존 유선과 무선 내에서만 일어나는 패권다툼을 통신시장 전반으로 확장시키는 효과를 지닌다. 유선과 무선을 넘나드는 다양한 부가기능이 속속 개발됨에 따라 사업자들은 유무선통합사업자로서의 기능을 갖게 된다. 유선사업자, 무선사업자 모두가 하나의 통합된 통신시장에서의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통합시장에서 유무선사업자는 각각 가입자 기반 종합회사를 지향한다.
유선사업자는 초고속인터넷서비스·일반전화회선을 바탕으로 기존 이동전화·3G·유선인터넷·무선멀티미디어서비스를 흡수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무선사업자는 이동성을 기반으로 기존 유선시장 잠식을 확대해 이동전화단말기를 통해 모든 정보를 제공하는 ‘가입자 기반 종합주식회사’로 위상 강화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나머지 통신사업자가 자연 도태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업자 주도의 통신영역다툼=무선랜에 의한 시장영역 파괴가 일어나는 이유는 지난해 정통부가 2.4㎓대역의 주파수를 사업자에 개방했기 때문이다. 정통부는 무선랜서비스 기반기술인 무선근거리망 기술(IEEE802.11b), ADSL, 케이블모뎀, cdma2000 1x, cdma2000 1x EVDO 서비스 기술이 발전하면서 유무선 통합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증가해 이를 사업자가 주도할 수 있도록 해당분야 주파수 대역을 개방했다. 여기에 KT가 2000만명에 이르는 유선가입자 기반으로 무선시장 침투를 공개적으로 밝히면서 더욱 촉발됐다.
유선사업자 공략에 대비해 이동전화사업자들은 사무실 내에서는 일반전화로, 외부에서는 이동전화로 사용할 수 있는 구내 무선전화서비스를 실시중이다. 사무실 환경에 일반 유선전화를 없애 궁극적으로 무선 통화요금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요금책정 어떻게 되나=공중 무선랜, 유무선통합상품에 대한 이용요금수준은 시장 규모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사업자들은 유무선통합 첫 상품인 무선랜에 대한 서비스 이용약관을 이달부터 내달중으로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KT·SK텔레콤·하나로통신 등은 현재 요금부과에 따른 각종 상황을 분석중이다. 논의중인 요금제는 종량제·정액제·종량정액제등 세가지 수준. 사용자 여건을 고려해 다양한 요금제도를 마련, 초기시장 진입에 성공을 거두겠다는 생각이다.
가장 먼저 사업을 개시하는 하나로통신은 고객의 사용유형에 따라 세 가지 요금을 고려중이며 학교·호텔은 종량제, 댁내에서는 정액제 등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용요금은 초고속인터넷에 비해 동일하거나 약간 비싼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이동전화 무선인터넷요금보다는 30% 가량 저렴하다는 게 특징이다.
정통부도 이미 VoIP 등을 이용해 별정사업자가 서비스하고 있는 마당에 유무선통합 상품에 대해 굳이 역무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서홍석 정통부 부가통신과장은 “사업자들이 이용약관을 갖고 오면 충분한 검토를 해서 시장여건을 고려, 허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통부의 이같은 방침은 기술여건이 성숙한 상황에서 사업자간 영역 구분보다는 통합해 이용자에게 혜택을 보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유무선 영역파괴=하나로통신의 공중무선랜 상용서비스가 내달부터 개시될 경우 유무선으로 구분되던 기존 통신서비스 영역은 완전히 파괴된다. 특히 가정 내 네트워크의 기본이 되던 유선망과 개인이동성이 강조가 된 이동전화간 연동이 이뤄지면서 사업자 수익기반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선사업자는 공중무선랜을 이용해 무선사업자의 인터넷서비스 시장 진입을 사전 차단하며 무선사업자는 구내무선전화 서비스를 이용해 이동전화로 사무실 전화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유선사업자는 무선랜을 이용하면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고 VoIP기술을 이용하면 이동전화시장 잠식도 가능하다. 무선사업자는 구내무선전화서비스가 구현되면 그동안 유선에서 발생하던 음성통화(LM 및 LL)를 무선시장(ML 및 MM)으로 돌릴 수 있게 된다.
시장이 확산된 만큼 사업자들은 그간 유선사업자, 무선사업자로 구분하던 통신사업의 영역에서 이제 그 틀을 깨고 모든 통신사업자와 경쟁하는 무한 경쟁시대로 돌입했다.
<김상룡기자 sr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