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네트워크장비의 하나로 꼽히는 광회선분배기(OXC·광크로스커넥터)가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본격 도입된다. 이에 따라 국내 광전송시스템이 한단계 고도화하는 한편 OXC 시장선점을 위한 다국적 네트워크장비 업체간의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통신사업자인 KT(대표 이상철)는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당초 2004년으로 예정됐던 OXC 도입 계획을 2년간 앞당겨 올해안에 국내 통신사업자 가운데 처음으로 도입키로 하고 본격적인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KT는 당초 정부가 광인터넷망 기반구축 사업의 하나로 오는 2004년까지 OXC를 국산 개발키로 함에 따라 이 일정에 맞춰 OXC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데이터트래픽의 원활한 처리 등을 위해 DWDM장비 등 광전송장비의 도입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광전송장비의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OXC의 도입시기를 앞당기기로 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KT는 우선 올해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올 하반기중 벤치마킹테스트(BMT) 등을 거쳐 서울과 부산·대전·대구·광주 등 5대 거점지역에 OXC장비를 도입, 운용하고 이를 점차 전국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KT의 이번 OXC 도입은 SK텔레콤과 데이콤·하나로통신 등 다른 통신사업자들에도 영향을 끼쳐 앞으로 이의 도입이 크게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광(올 옵티컬) 네트워크 시스템 구축을 위해 필수적인 OXC는 먹스와 트랜스미션의 기능을 수행하는 ADM과 DCS 장비 등을 대체, 10G 장비와 DWDM장비를 통해 전송된 광신호를 다른 변환과정을 거치지 않고 광신호로 그대로 재전송, 트래픽 처리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전송망 고도화의 핵심장비다.
OXC는 현재 세계적으로 시에나·루슨트테크놀로지스·노텔네트웍스·시카모어·텔리엄 등 일부 해외 네트워크장비 생산업체들이 상용화 제품 또는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본격적인 공급경쟁에 나서고 있는데 현재 한국에 법인 또는 지사를 두고 있는 곳은 시에나와 루슨트·노텔 등 3개 업체여서 올해 KT의 OXC 도입 프로젝트는 이들 3개 업체의 각축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OXC의 시장규모는 초기투자기인 올해 수십억원에 불과할 것으로 보이지만 장비도입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연간 최소한 수백억원대로 늘어나 각 업체간 시장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KT가 국산장비 개발일정을 고려해 세웠던 OXC 도입계획을 이같이 2년이나 앞당겨 이 시장이 외국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전환됨에 따라 국내 업체들이 이의 개발 이후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이의 대책마련이 요청되고 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