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의 제한없이 인터넷을 통해 강의를 들을 수 있는 사이버대학이라도 기존 수도권 소재 대학을 선호하는 경향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습니다.”
원수접수 마감일을 하루앞둔 지방 소재 모 사이버대학 관계자는 “모집인원을 다 채우지 못할 것 같다”며 “추가모집에서는 정원만이라도 넘어서야 할텐데”라고 걱정했다.
올해 대구경북지역에서 첫 입학생을 받는 새길디지털대학과 영진사이버대학이 지원자 기근으로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첫 신입생을 모집한 사이버대학들은 1차모집에서 평균 2.5대1의 경쟁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개교하는 이 두 대학의 온라인 접수창구는 썰렁하기 그지없다.
“지난 3일부터 원서접수를 시작했는데 10일동안 아직 800명 정원에 절반도 못채웠습니다. 나머지 10일동안 얼마나 지원할지 걱정입니다.”
새길디지털대학의 홍보담당자는 “지역 유명인사를 겸임교수로 영입하는 등 교육 콘텐츠 제작에 심혈을 쏟았는데 생각보다 지원자가 많지 않다”며 “추가모집에서는 새로운 홍보전략을 짜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교해 올해로 두번째 신입생을 받는 세민디지털대학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지역색을 탈피하기 위해 경북사이버대학에서 명칭까지 변경한 세민디지털대학은 지난해 3개 학과, 120명 모집에 3대1의 경쟁률을 보였지만 올해는 4개 학과, 450명을 모집하는 데 지원자가 줄어 걱정이다. 세민디지털대학 관계자는 “올해는 지난해보다 분위기가 별로 안좋은 것 같다”며 “아직 모집기한이 남았지만 지난해 경쟁률보다는 다소 떨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지방 소재 사이버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걱정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사이버대학도 수도권 편중현상’이라는 느낌을 주는 것은 왜 일까. 사이버대학 응시자들의 ‘대학은 수도권’이라는 일반적인 인식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응시자들이 교육받기 원하는 학과 부재에 따른 것이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물론 지방 소재 사이버대학들은 이를 해소하기 위해 콘텐츠 강화와 함께 새로운 홍보전략을 짜는 등 고심하고 있다. 또 내년부터는 IT분야 외에 일반인들이 부담없이 지원할 수 있는 다양한 학과 증설까지 고려하고 있어 한편으론 내년이 기대된다.
<대구=정재훈기자 jhoo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