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앤더슨사가 휴스턴사무소의 감사들이 엔론의 전자우편과 문서를 파괴했다고 시인한 가운데 이를 복구할 수 있느냐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N은 데이터 복구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비록 지워진 데이터라 할지라도 대부분 복구가 가능하며 성공 여부는 얼마나 신속히 하드디스크드라이브나 백업 테이프 등을 확보하느냐에 달려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기록매체에 지워진 데이터 비트 위에 또 다른 데이터가 겹쳐 써질 경우 영구히 복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국가보안청(NSA), CIA, FBI 등의 미국 주요기관은 내부정보 유출방지를 위해 하드디스크의 자유공간을 반복적으로 덮어써 지워진 데이터의 복구를 방지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엔론 파일 복구를 맡은 인터넷크라임스그룹(ICG)의 제프 베드저는 “만일 그곳(기록매체)에 데이터가 있기만 하면 대부분의 경우 단서를 찾을 수 있다”며 “삭제한 시간에 가까울수록 데이터복구 기회는 더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앤더슨에 따르면 휴스턴의 감사들은 로터스노츠를 사용하는 엔론의 전자우편을 작년 10월 23일부터 지우기 시작해 11월 9일 이를 멈췄다. 베드저는 “ICG가 8개월전에 지워진 로터스노츠의 전자우편 메시지를 복구한 적도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전자우편의 경우 영구히 삭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전자우편은 컴퓨터 네트워크에 걸쳐 여러 곳에 중복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데스크톱의 전자우편을 지웠다고 해도 여전히 서버에는 같은 내용의 전자우편이 남아있다.
백업 테이프는 이에 비해 복구가 어려운 편이다. 백업 테이프 역시 재사용을 하기 때문에 일찍 이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클린턴 시절 백악관의 수백만건의 전자우편이 담긴 백업 테입 복구를 맡았던 비스트로도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전문가들은 파쇄된 기밀문서의 복구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파쇄지를 복구한 경험이 있는 크롤월드와이드의 법정 전문가인 제이슨 파로프에 따르면 파쇄기의 성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파쇄지 복구도 전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