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용 인터넷전화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전화와 함께 중요한 업무용 통신기기로 꼽히는 팩스를 음성데이터통합(VoIP)망에 연결해 쓸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다.
그동안 인터넷전화를 도입해 쓰는 기업들도 대부분 팩스는 게이트웨이에 연결되지 않은 별도의 구내망이나 독자적인 전화번호를 빼내 사용해온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화 도입기업으로서는 팩스로 국내 시외나 해외로 여러장의 문서를 발송할 경우 비싼 기존 전화요금이 그대로 적용되는 불합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VoIP망을 이용한 팩스서비스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이유 중 가장 근본적인 것은 VoIP서비스를 위한 게이트웨이 등 핵심장비들이 팩스 표준프로토콜인 T.38을 지원하지 못했던 것에 기인한다. 자연스럽게 T.38을 지원하지 못하는 장비를 가지고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사업자들은 이용자의 요구가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실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없는 한계를 안고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같은 VoIP팩스서비스의 현실적 장애는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당부분 해소된 것으로 관련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VoIP장비 및 솔루션업체들은 앞다퉈 자사 장비와 솔루션에 T.38을 지원하기 위한 개발작업을 서둘렀고 현재로선 성능 문제만 배제한다면 극히 일부만 T.38 기능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서비스사업자들도 T.38을 지원하는 신규 VoIP장비를 속속 도입하게 됐으며 이미 구축된 장비에 대한 기능 업그레이드를 진행함으로써 현실적으로 VoIP팩스서비스 구현을 위한 장벽은 대부분 제거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에 따라 인터넷전화 이용기업이나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기업들은 인터넷전화서비스를 제공하는 주체인 사업자들이 의지를 갖고 조속히 VoIP팩스서비스를 현실화할 것을 희망하고 있다.
수개월째 인터넷전화를 사용하고 있는 한 대기업 관계자는 “팩스는 무조건 안되는 것으로 알아왔지만 현실적으로 일부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고 기능상 문제가 없다면 하루빨리 팩스를 VoIP망에 연결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VoIP팩스서비스를 위한 기본 환경이 갖춰졌다고는 하지만 완료율이 일반전화망(PSTN) 팩스보다는 현저히 떨어진다는 일부 지적에 대해서도 인터넷전화 이용기업들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문제점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보완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반응이다.
또 관련업계에서는 인터넷전화 통화품질이 기존전화 수준까지 끌어올려진 것과 마찬가지로 VoIP팩스서비스가 충분히 기존 전화망에서의 팩스품질만큼 발전할 수 있다고 보고 그 이전에는 이용자가 일반팩스와 VoIP팩스를 선별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등 운영의 묘를 살리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