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유·무선간 접속료 산정 불합리" 다시 불거진 `접속료 논쟁`

 

 이동망 상호접속료 재조정에 대해 이동전화사업자간 논란이 진행중인 가운데 최대의 유선사업자인 KT가 유무선간(LM 및 ML) 접속료 산정 방식이 불합리하다며 이의를 제기하고 나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KT는 유무선간 접속료 산정 불균형으로 이동전화사업자에 초과 이동접속료를 지불했으며 특히 이동망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막대한 수익을 안겨줬다고 주장하고 나서 KT와 SK텔레콤간 신경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접속료란=접속료란 특정사업자가 타사업자의 통신망을 이용, 자사의 가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때 지불하는 통신망 이용대가를 말한다.

 예를 들어 KT가입자가 이동전화에 전화를 걸 경우 KT의 통신망과 무선사업자의 통신망을 거쳐 통화가 성사된다. KT는 무선망을 빌려서 서비스를 제공한 것으로 이때 망 사용의 대가로 지불하는 것이 접속료다.

 국내 접속료시장 규모는 유무선(약 2조원), 무선 및 시외·국제전화(약 1조원)를 합쳐 3조원에 달해 접속료는 요금제도 문제와 함께 통신서비스사업자의 수익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꼽힌다. 현행 접속료 제도는 2년마다 망원가를 산정하고 이를 기초로 정부가 정한 연간 인하율인 7.76%를 적용해 계산하고 있다.

 ◇KT의 주장=KT에 따르면 이동전화접속료 원가산정에는 기지국 비용과 무선데이터, 부가서비스 관련 비용이 포함되는 반면 유선의 경우 가입자 선로 비용, 데이터 관련 비용을 포함하지 않는 등 접속원가 범위가 비대칭적으로 적용된 것으로 나타났다.

 KT는 지난 2000년 기준으로 KT가 이동전화사업자에게 지불한 접속료는 1조7841억원인 반면 받은 접속료는 2074억원에 불과하다고 계산했다. 특히 이동전화사업자간 접속 수익 중 SK텔레콤이 60% 가량을 차지, 이동사업자간 불균형을 심화시킨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KT에 따르면 지난 2000년의 통화량은 98년에 비해 169∼198% 가량 증가했으나 접속원가는 8% 증가에 그쳐 2000년 접속요율은 98년 대비, 6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KT측은 지난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이동망의 원가에 비해 월등히 많은 2조3000억원 가량을 추가 지불했으며 이중 1조6062억원 정도를 SK텔레콤이 가져갔다고 밝혔다.

 KT 관계자는 “이는 KT가 지난 4년간 이동전화가입자 1인당 10만원 정도를 보조한 것으로 저소득 계층이 사용하는 유선전화 사용자가 프리미엄 서비스인 이동전화를 보조하게 돼 계층간 불평등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는 유무선간 접속료 원가 범위에서 데이터 통신용으로 가설된 cdma2000 1x(이하 1x)망 비용의 50% 이상을 제외하며 IWF·PDSN 등의 무선데이터 전용 설비원가를 데이터서비스로 회계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동망 기지국 관련비용도 원가 범위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접속요율 산정도 불투명한 미래를 기준으로 삼아 계산하기보다는 객관성이 강한 과거 추세를 반영해 결산한 후 당해연도 실제 원가를 기준으로 한 사후정산제 도입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SK텔레콤의 반박=이에 대해 SK텔레콤은 접속료 산정시 1x 비용 중 데이터 사용량 부문을 제외하기로 했다며 1x 원가의 50% 또는 100%를 무조건 제외하라는 요구는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데이터 전용설비 원가 등도 이미 접속료 원가에 포함시키지 않고 있다며 음성과 데이터 부문 회계 분리는 접속료와는 무관한 주제라는 입장이다.

 또한 유선망의 가입자 선로가 1인 의존성이 강해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반면 이동망 기지국은 통화량 증가에 따라 추가 투자 필요 등 네트워크 성격이 달라 같은 맥락에서 논의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선사업은 3세대 통신 설비 등 향후 대량 투자가 계획돼 있어 과거 기준으로 접속요율을 산정할 경우 향후 차세대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접속료 수익은 통신사업자들의 원가절감에 대한 일종의 인센티브이기 때문에 사후정산을 통한 상계처리 방식은 통신망 효율화를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미 및 전망=통신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올해와 내년에 적용한 접속료 재산정이 빠르면 이달 중, 늦어도 2월께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연구자료가 완료돼 정통부가 각종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서비스 사업자들은 향후 2년간 자사의 수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될 접속료 재산정에 자사의 입장을 반영시키기 위해 마지막 질주를 다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유무선 통합시장 선점을 놓고 경쟁을 벌이고 있는 KT와 SK텔레콤이 유무선간 접속료 산정을 놓고 치열한 논리싸움을 전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규태기자 star@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