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디지털 HDTV 방송

 ◆매크로영상기술 박희복 사장 pnb@mitinc.co.kr

 지난해 11월 SBS 방송국이 본방송을 시작한 국내 지상파 디지털 HDTV 방송이 앞으로 여러 산업에 미칠 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매우 드물 것이다.

 단지 방송국에서 송신하고 가정에서 수신해 영화나 드라마를 HD급의 고화질로 즐기는 것이라면 흑백에서 컬러로 전환시에 있었던 영향력과 차이가 없고 단지 방송장비와 수상기를 개발하는 산업만이 영향을 받을 것이다. 물론 방송장비와 수상기를 개발산업이 작다는 것이 아니라 훨씬 많은 산업에서 변화가 나타난다고 말하는 것이다.

 디지털 HDTV는 해상도가 기존 TV에 비해 6배가 향상되기 때문에 실물 같은 생생함을 전자적인 영상으로 표현할 수 있다. 이것에 의한 영향은 일반인들도 어렵지 않게 생각해 볼 수 있다. 생생한 화질에 의한 TV홈쇼핑의 증가와 유통구조의 변화는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고, 필름 대신 편집·보관이 편리한 HDTV로 영화나 광고를 제작하므로 영상물 제작산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오던 홈시어터 산업이 급속하게 활성화돼 영화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현재의 영화 배급이나 방영은 HDTV에 의해 크게 도전을 받을 것으로 예상이 된다. 이밖에도 원거리에서 생생함을 쉽게 전송할 수 있다는 것을 이용해 원격진료산업·원격교육산업이 크게 발달할 것이다.

 또 디지털 HDTV는 다른 매체와 융합이 쉽고 손상 없이 저장과 재생이 가능하다. 이것은 디지털 영상이면 모두 갖는 특징이지만 HDTV이기 때문에 응용분야가 달라진다. PC와 HDTV가 융합된 멀티미디어 제품이 많이 출현하게 되는데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인터넷·DVD 그리고 HDTV 기능이 복합된 제품이 기존 TV를 밀어내고 소비자의 거실을 차지하게 된다는 점이다. 손상 없이 무한정 재생이 되므로 백화점 및 공공기관에서 제품이나 홍보물을 반복해서 디스플레이하는 것과 도서관·박물관에서 도서나 미술품의 영상 관람이 가능하다. 그리고 자연물·건축구조물·생물체 등의 다큐멘터리 제작 보존이 활발해질 것이고, 병원에서 X레이나 CT촬영 결과를 HD 화면으로 보관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HDTV 응용산업이 많이 발달하게 되면 HDTV 제품에 많이 사용되는 메모리반도체나 디스플레이 장치산업을 비롯해서 전반적이 전자산업이 크게 발달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연계된 콘텐츠·소프트웨어 등이 발달할 것이다. 이처럼 HDTV는 단순히 방송을 송수신하는 형태가 아니라 산업 구석구석에서 응용분야를 찾아낼 수 있고 많은 신종 사업이 출현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HDTV는 이른 시일 내에 활성화돼야 한다.

 HDTV 활성화는 방송에서 리드해 나가고 타 산업으로 확산될 것으로 생각되는데 방송에서 영화·스포츠·다큐멘터리·드라마 등 고화질로 방송함으로써 사람의 시선을 끌어모으고 사람들은 HDTV에 관심을 가져 더욱 많은 HDTV가 보급되고 또한 HDTV 수상기의 가격이 내려 급격한 보급 물살을 타게 될 것이다.

 HDTV산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수많은 난관도 있고 시기도 오래 걸릴 것이다. 다행히 약 10년 전부터 국가적인 차원에서 HDTV산업을 육성해옴에 따라 국내의 HDTV는 세계적으로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본방송을 하고 있으며 국내의 회사들이 HDTV와 관련해 세계 최고의 기술들을 보유하고 있어 전망이 상당히 밝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이런 절호의 기회가 최대한 좋은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온 국민이 합심해 메모리반도체의 신화와 함께 디지털 HDTV에서도 세계적인 신화가 이루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