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미국-노키아 PDA폰 `9290 커뮤니케이터` 아메리카 대륙 `공습`

【iBiztoday.com=본지특약】 ‘팜(palm.com) 게 섰거라, 벽돌 나가신다.’

 직사각형 모양의 벽돌을 연상시키는 노키아(nokia.com)의 차세대 개인휴대단말기(PDA폰) ‘노키아 9290 커뮤니케이터<사진>’가 핸드헬드기기(PDA폰) 시장의 맹주 자리를 지켜온 팜의 아성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 PDA폰은 이미 유럽시장에서 팜 PDA를 따돌리고 여세를 몰아 올 여름 미국 대륙을 강타할 채비를 하고 있다.

 컬러LCD가 달린 9290 커뮤니케이터는 대당 800달러라는 가격부담 때문에 선뜻 구입하기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있지만 휴대폰과 PDA의 기능을 통합한 최초의 휴대단말기라는 점에서 업무용 PDA 사용자 사이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영국 시장조사업체인 카날리스닷컴(canalys.com)의 앤디 버스 분석가는 “이 제품은 휴대폰과 PDA를 결합한 최초의 명실상부한 PDA폰”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9290 커뮤니케이터는 휴대폰과 컴퓨터 기능을 완벽하게 융합한 제품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평가다.

 현재 노키아의 홈그라운드인 핀란드를 비롯한 스칸디나비아 반도에서는 이 PDA폰이 투자은행 간부, 벤처자본가, 기업체 중역 등 경제력 있는 사람들의 지위를 표시하는 제품으로 대접받고 있다. 이 제품은 신세대 디자이너 등 주머니사정이 넉넉하면서 최신 감각을 쫓는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에 살고 있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리아 웨스터버그는 “이 PDA폰에는 내게 필요한 기능이 모두 들어있어 맘에 든다”고 흡족해했다. 그녀는 “회의나 약속 등 간단한 내용을 메모하거나 책 이름 등 간단한 기록을 하는데도 안성맞춤이고 쉽게 지울 수도 있어 매우 편리하다”고 치켜세웠다.

 이 제품은 덩치 큰 휴대폰 모양을 하고 있어 언뜻 보면 벽돌로 착각할 정도지만 안에는 고해상도 컬러LCD와 축소형 자판이 달려있다. 여기에 이어폰과 스피커폰까지 곁들인다면 휴대폰과 PDA 역할을 모두 충실히 해내는 데 손색이 없는 제품이 된다. 컴퓨터 기능면에서도 노키아 커뮤니케이터는 기존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풍부한 기능을 갖춘 주소록과 일정관리 프로그램은 물론 워드프로세서에다 스프레드시트나 이미지 프로그램까지 갖추고 있는 게 특징이다. 이 PDA폰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축소판 워드 프로그램은 물론 파워포인트와 엑셀이 설치돼 있으며 데스크톱 컴퓨터와 연결하면 데이터의 교환도 가능하다.

 게다가 이 제품은 단순히 각종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주머니안의 오피스(office-in-your-pocket)’라는 차원에서 그치지 않는다.

 노키아 커뮤니케이터는 통신기능도 탁월해 음성통화가 가능한 것은 물론 인터넷검색도 간편하며 e메일과 팩스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단문 문자메시지서비스도 이 제품 하나면 간단히 해결되며 디지털 사진전송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이 제품이 유럽시장에서 30%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대박을 터뜨린 것은 무엇보다 휴대폰과 PDA의 기능을 통합한 기기인데도 각각의 기능을 거의 완벽하게 수행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팜은 물론 핸드스프링(handspring.com), 컴팩컴퓨터(compaq.com)의 ‘아이팩’ 등 다른 업체의 모델에도 휴대폰 기능이 지원되지만 부차적인 기능에 머물고 있고 성능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제품의 장점 중 하나는 인터넷 접속중 전화가 걸려오더라도 접속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경우 전화가 걸려왔다는 간단한 메시지만 화면에 나타날 뿐 인터넷검색에는 아무런 지장을 주지 않는다.

 이 제품에 아쉬운 점은 역시 지나치게 육중한 몸체와 비싼 가격이다. 유럽 이동통신 표준인 GSM 네트워크에서만 쓸 수 있다는 것도 단점이다.

 <마이클최기자 michael@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