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입국으로서의 지위를 이용해 수입 화물에 대해 안전 대책을 강화하고 정보공유를 향상시키는 책임을 해외 당국에 부과하려 하고 있다.
새로운 안전대책의 엄청난 비용은 많은 수출 업체, 특히 위험이 크다고 여겨지는 국가의 수출 업체에 불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안전 문제에서 뒤처지고 통관 지연이 발생하는 수출 업체는 시장점유율을 잃을 것이다. 반면에 새 정책을 빠르게 수용할 수 있는 수출 업체는 빠르게 커나갈 것이다. 미국의 이같은 노력은 안전제도에 대한 미국의 침해를 불쾌하게 여기는 교역 상대국과 직접적 갈등을 빚을 것이다.
매년 수천 척의 선박이 수입 물품을 적재한 약 600만 화물컨테이너를 미국 항구로 운송하고 있다. 그 후 이러한 컨테이너는 기타 트럭에 의해 전국으로 운반되며 최종 목적지에서 처음으로 열린다.
해상 운송은 미국의 모든 NAFTA 교역의 95%를 차지하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안전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미 정부 고위 관리는 테러 분자가 복합 운송 화물컨테이너를 사용해 대량 살상 무기를 운반하거나 테러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사례를 9·11 테러 이후 조사하고 있다. 미국 항구로 들어오는 100개 이상의 컨테이너는 양이 매우 많다. 그러나 빈약한 정보와 해안 수비대 및 관세청의 불충분한 자금과 인력 때문에 사전검사 없이 미국 내륙으로 대부분 운송되고 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화물의 약 2%만이 세관 관리에 의해 실질적으로 검사된다. 나머지 컨테이너의 경우 서류와 화물적하 목록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관세청은 선박 화물 정보의 56%만이 정확하다고 확인했다.
미국이 그러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고안해낸 유일한 방법으로 출발 항구에서 더 강력한 안전대책을 추진함과 동시에 수입 화물과 관련한 정보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라고 결정했다. 미국 관리가 이 향상된 정보로 입항하는 선박과 화물을 검사하고 위험 범주를 지정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오랜 기간동안 통관이 지연되거나 수출품이 미국으로 들어갈 수 없는 것이다. 이것은 외국 항공사가 미국에 도착하기 전에 모든 승객 명단을 세관에 제출하지 않을 경우 직면하는 문제와 유사할 것이다. 9·11 테러 이후 미국은 이러한 조치를 준수하지 않는 항공사는 모든 승객과 화물이 도착시 철저히 검색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위험이 크다고 여겨지거나 미국 지침에 협조하지 않은 전력이 있는 국가의 경우 미국은 외국 항구에 자국의 세관 검열관을 파견하는 권리를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실제 해안수비대는 보스턴행 액화 천연가스 선적을 감독하기 위해 트리니다드로 관리를 파견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지난 1월 7일 보도했다.
미국의 치안력을 외국 항구로 확대하는 것은 틀림없이 미국과 외국 정부 간 갈등을 일으킬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정부는 외국 항구의 안전에 개입할 준비가 된 듯하다. 그러나 미국은 전세계에 검사관을 파견할 인력이 부족하다. 따라서 일본·한국·유럽연합국가 등 높은 수준의 안전을 제공할 수 있는 수출국에는 미국 세관검사관이 파견되지 않을 것이지만 트리니다드 등 다른 작은 수출국은 반대할 이유 또는 능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브라질·베네수엘라·중국·러시아 등의 국가에 검사관을 파견하려고 하거나 항구 안전에 개입하려고 할 경우 갈등은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다. 미국이 안전을 빌미로 자국의 제조업체에 도움을 주기 위해 수입을 지연시키거나 저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