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TV프로그램 美 저작권 보호 `논란`

 음반에 이어 영화와 같은 TV 프로그램도 저작권 논란에 휩싸이게 될 전망이다.

 C넷은 미국의 방송국, 영화사, 가전 업체 등이 참여하는 업계 단체인 CPWG(Copy Protection Working Group)가 지상파로부터 TV 프로그램을 받아 이를 녹화하고 공유하는 것을 막아주는 기술 표준을 1분기중으로 내놓키로 했으나 소비자와 가전 업체의 반발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CPWG가 복사방지 기술 개발에 매달리는 것은 지상파 방송국을 포함한 대부분의 방송국들이 정부의 마감 시한인 5월초 이후부터는 디지털 신호로 방송을 송출하기 때문이다. 지상파의 경우 다단계 암호화 기술을 적용하는 케이블이나 위성방송과는 달리 일반인들이 녹화를 통해 손쉽게 복사가 가능하다. CPWG는 복사된 콘텐츠가 냅스터 이후 등장한 모페우스, 카자, 그누텔라 등 스와핑사이트를 통해 순식간에 확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CPWG가 준비하고 있는 표준 기술은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플래그(flag)’를 콘텐츠에 삽입하는 방식이다. 플래그는 워터마크처럼 복사, 저장 또는 공유된 콘텐츠에 표식으로 나타나 시청을 방해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CPWG의 계획에는 아직 해결해야할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우선 가전 업체들의 경우 새 기술을 장비에 적용하는 데 따른 추가 비용의 부담을 꺼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플래그가 적용될 경우 TV 수신기에서부터, DVD플레이어, 티보 스타일의 디지털 비디오 녹화기, 심지어는 PC카드에 이르기까지 TV신호 수신 장비들이 워터마크를 읽을 수 있도록 설계돼야 한다.

 또 소비자들의 반대도 극복해야 한다. 소비자들은 90년대 대법원이 ‘TV 프로그램을 VCR로 녹화하는 것은 합법’이라는 결정을 내린 점을 들어 CPWG의 결정에 반대하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CPWG 내의 이견을 조율하는 것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PWG에 앞서 SDMI(Secure Digital Music Initiative)가 오디오 CD에 워터마크를 삽입시키려는 계획을 추진했으나 회원사간의 이해관계가 부딪히면서 실패했기 때문이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