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스템SW의 약진

 한 때 시장경쟁에서 고전했던 국산 시스템 소프트웨어(SW) 산업이 최근 신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기술세계에서 어느 분야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지만 SW산업은 디지털강국 구현의 핵심 기반기술이란 점에서 그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하겠다. 최근 인터넷과 전자상거래가 우리 생활의 일부분으로 정착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이런 시스템의 기반기술인 SW산업의 기술력 우위 확보는 시급하고도 중요한 일이다. 특히 시스템 SW는 일반 SW와는 달리 다른 응용프로그램을 구동 관리하는 SW중의 SW역할을 하기 때문에 시장의 파급효과는 대단하다.

 그러나 우리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운용체계(OS)와 데이터베이스(DB), 미들웨어 등 시스템 SW분야에서 국산제품은 기술력과 마케팅 면에서 외국제품에 비해 열세를 면하지 못했다. 이 바람에 외산제품이 국내시장의 90% 이상을 독식해 국산제품은 한때 경영이 어려워 고사 직전에까지 몰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런 고난 속에서 국내업체들이 부단한 기술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 노력에 힘입어 지금은 이 분야의 시장점유율이 최고 30%를 웃돌고 있다니 다행한 일이다. 일부 업체는 일본과 동남아 등에 대한 해외시장 공략에 성공했다고 한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시스템 SW분야의 매출규모가 1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최근들어 OS 분야에서 리눅스가 돌풍을 일으켜 조달청이 올해부터 행망용PC 12만대에 리눅스를 채택한다는 방침이다. 리눅스 업체들은 이같은 공공부문의 호재를 이용해 전략 신제품 개발 및 오피스 등 킬러 애플리케이션 확보 등에 나선다고 한다.

 DB 분야에서도 국산 SW가 브랜드 파워를 높여가고 있다. 국내 업체들은 10%대인 외국 업체에 비해 해마다 30∼50%씩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미들웨어 분야는 국산SW가 시장점유율 30%에 근접하고 있다.

 국내 시스템 SW업체들은 그동안 기술부족과 시장선점 경쟁에서 뒤져 한동안 고전했던 점을 교훈으로 삼아 신규 수요창출과 외국시장 진출 등에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그래야 시스템 SW업체들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구가할 수 있다.

 우리나라 SW산업은 국산품에 대한 사용자의 인식부족과 이에 따른 기술개발 열세와 마케팅 부재 등으로 외산에 비해 열세를 면하지 못했다. 게다가 국산제품에 대한 불법복제도 뒤따라 국내업체들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모든 SW산업의 성패는 창의력과 기술력에 달려 있다. SW산업은 고비용 저효율의 굴뚝경제와는 달리 많은 투자비를 투입하지 않고도 창의력과 아이디어·기술력만 우수하면 저비용 고효율의 신경제를 실천할 수 있다. 세계 각국은 각종 SW분야에서 치열한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우리가 이 분야의 기술경쟁에서 속도를 더 내지 못한다면 우리가 지향하는 초일류 지식정보강국 건설은 기대하기 어렵다. 디지털시대에서 SW산업의 경쟁력은 곧 국가경쟁력의 잣대라고 할 수 있다. 지식강국도 SW산업의 발전과 성장없이는 쉽게 구현할 수 없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