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H-1B 비자 신청 14.4% 증가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H-1B 비자에 대한 수요는 오히려 늘어났다고 C넷이 비자나우닷컴(VisaNow.com)의 조사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비자나우닷컴이 미 이민귀화국(INS)의 공개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INS는 지난해 9월말 마감한 2001회계연도에 34만2035건의 H-1B 비자 신청을 접수했다. 이는 전회계연도보다 14.4% 늘어난 것이다.

 비자나우닷컴의 이같은 발표는 지금까지 대부분의 언론이 ‘INS가 연방이 정한 H-1B 상한선(연방 캡)인 19만5000건에도 못미치는 16만3000건의 비자를 발행해 H-1B 수요가 줄어들었다’고 보도한 것과는 상반된 것이다.

 이에 대해 비자나우닷컴의 대변인인 마크 쉐비츠는 “연방 캡은 개인 기업에 고용되는 프로그래머나 엔지니어에게만 적용되고 대학·정부연구소·비영리단체 등에 고용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연방 캡을 채우지 못한 것이 수요가 준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INS 대변인도 “H-1B 비자 신청건 중 상당수가 대학·정부·비영리단체 등을 위한 것이었다”며 비자나우닷컴의 주장에 힘을 실어줬다. 그러나 INS는 연방 캡을 적용받지 않은 H-1B 비자가 몇건에 달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비자나우닷컴의 이번 발표는 H-1B 비자 근로자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고 주장하는 반 이민 로비스트들을 자극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노동통계국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실직률은 260만명이 넘어서는 8.3%에 달한다.

 이와 관련, 프로젝트USA의 대변인인 브렌다 워커는 “모든 이를 고용할 수 있을 만큼 철이 좋을 때와 미국인이 직업을 잃고 있을 때 외국인 근로자의 수요를 유지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프로젝트USA는 뉴욕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로 H-1B 비자를 반대하고 이민을 적정선으로 줄일 것을 주장하고 있다.

 미 의회가 지난 90년 제정한 이민법의 일환으로 도입된 H-1B 비자는 학사학위와 적절한 경력을 갖춘 외국인이 미국에서 일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비자로서, 주로 인도 대만의 프로그래머·엔지니어들이 이용하고 있다. 빌 클린턴 행정부는 21세기법을 통해 연방 캡을 11만5000건에서 19만5000건으로 늘린 바 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