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시장 점유율 37%, 한국시장 점유율 2%’
유럽 최대 통신장비 생산업체이자 세계 ADSL시장 1위 업체인 알카텔이 지난해 국내 ADSL시장에서는 국내업체에 밀려 극히 부진한 사업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델로로그룹 보고서에 따르면 알카텔은 지난해 3분기까지 전세계에 620만회선의 ADSL장비를 공급하며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그러나 알카텔은 지난해 초고속인터넷산업의 비약적인 성장에 힘입어 260만회선 규모로 성장한 국내 ADSL시장에서는 약 7만회선의 장비를 공급, 2%대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는 데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알카텔은 지난해 220만회선 규모의 ADSL장비를 구매한 국내 최대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인 KT에는 1만회선에도 못미치는 장비를 공급했으며 지난해 37만7000회선을 구매한 하나로통신에는 약 6만회선을 공급하는 데 머물렀다.
더욱이 알카텔이 KT에 공급한 물량의 경우에는 2000년 이전에 공급된 장비에 대한 유지보수 측면에서 납품이 이뤄진 것이며 하나로통신의 경우에는 벤더파이낸싱 제도를 통한 협력관계를 전제로 장비를 공급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알카텔의 지난해 국내 ADSL 공급성적은 낙제점이다.
알카텔은 지난해초 실시된 대만의 ADSL입찰에서 회선당 공급가격을 170달러대로 낮추는 등 가격인하경쟁을 촉발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전략을 구사했으나 국내시장에서는 회선당 공급가격을 126달러로 제시, KT의 입찰물량을 확보한 삼성전자의 맞대응 전략에 밀려 국내 ADSL시장에서의 입지가 좁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국내 ADSL시장의 경우 삼성전자와 현대네트웍스 등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굳어진 만큼 알카텔이 2002년에도 ADSL시장에서 입지를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