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대덕밸리의 긴장

 대덕밸리가 긴장하고 있다. 이틀전 이 지역에서도 유망벤처로 주목받았던 다림비젼이 외환관리법 위반 및 횡령 등의 혐의로 회사 주주들로부터 검찰에 고소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대덕밸리에는 `설마 그럴리가`라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이튿날, 검찰이 이 제역 벤처업계를 대상으로 사이비 벤처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발표가 나오면서부터 상황은 바뀌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그동안 국내에서 연일 거의 메가톤급에 가까운 벤처 관련 게이트가 터져 나왔어도 대덕밸리에서는 마치 강건너 불구경하듯 남의 일쯤으로만 여겨온 것이 사실이다.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마케팅력 또는 로비력이 부족해서 서울지역보다도 회사성장이 더딜 수밖에 없다고 자평하는 대덕밸리인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수도권의 벤처게이트 소식이 대덕밸리의 주가를 높이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믿어왔다. 상황이 그랬던 만큼 대덕밸리인들이 느끼는 괴리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문제가 된 벤처 사장이 현 과기부 장관의 동생이라는 점에서 대덕밸리인들은 향후 수사 방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그 불똥이 어디로 튈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이번 고소사건을 계기로 말로만 떠돌던 `정작 기술에는 관심없고 머니 게임에만 치중해온` 일부 벤처들의 비리가 드러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그런가 하면, 대내외적으로 우수 벤처기업으로 알려진 또 다른 벤처 역시 겉으로 부풀려진 화려한 매출액에 베해 실상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가 이 지역에서 공론화되기도 했다. 대덕밸리는 지난 3~4년간 다른 지역내 사이비 벤처가 있다면 과감히 뿌리를 뽑아야 할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오랜 시간 진정한 벤처로 거듭나기 위해 준비를 해온 많은 대덕밸리인들이 다시한번 긴장을 늦추지 않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대전=과학기술부·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