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인터넷 폰, 음성데이터통합(VoIP) 등의 용어가 등장하면서부터 국내에서도 에코 문제가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은 디지털 셀룰러와 PCS 이동통신 방식이 도입되면서 LM(Land-Mobile) 통화 회선 구간에서 에코가 약간씩 발생했으며 예민한 이용자는 이것을 경험하곤 했다.
에코는 통화 회선상에서 전달되는 통화내용이 되돌아와 송화자에게 들리거나 또는 수화자에게 동일한 내용이 시차를 두고 겹쳐서 전달되는 현상을 가리키는데 에코를 다르게 표현하면 ‘메아리’ 또는 ‘반향’이라고 할 수 있다.
에코에 의한 통화서비스 품질 저하의 정도는 되돌아오는 에코 신호가 클수록 그리고 도달하는 시차, 즉 전송지연이 클수록 통화 품질에 미치는 악영향은 비례해 더 증가한다.
사실상 이제까지 국내에서는 정지위성을 경유하는 통화 구간이나 대륙간 통화회선 구간에서만 에코가 문제가 됐다. 그러므로 에코 제어가 필요한 통화 구간에는 에코를 제어하는 장치로 반향상쇄기를 설치해 되돌아오는 에코 신호와 역위상인 유사신호를 만들어 상쇄시키는 방식으로 에코를 제어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인터넷폰 등과 같이 통화 음성신호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지연이 증가하는 통화 서비스가 출현하고 보급이 확대됨으로써 이제는 국내에서도 에코가 통화서비스 품질 관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통화 회선상에서 정보의 원활한 전달을 방해하는 전송장애 요소로서 이제까지 관심의 대상이 돼 왔던 잡음·간섭 등의 전송 장애는 광파이버 통신방식에 의해 거의 해결됐다고 볼 수 있으며 이제부터는 에코가 현안이 되고 있는 것이다.
향후에 건설될 차세대 네트워크(NGN)에서는 음성·데이터·영상 등 서비스 품질 요구 조건이 다른 여러 종류의 미디어가 통합돼 단일 패킷 네트워크를 통해 처리될 것이다. 패킷 네트워크는 송신단에서 서킷 기반의 디지털 음성을 패킷으로 분할해 전달하고 수신단에서 다시 조합하는 등의 과정에서 지연 증가가 필연적이므로 에코의 영향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다.
앞으로 NGN이 단계적으로 구축되더라도 방대한 투자비 부담 때문에 기존 가입자선로 시설 등을 포함하는 기존 네트워크와 상당기간 동안은 공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통신 네트워크의 기술발전 추세로 볼 때 앞으로 갈수록 통화회선상에서 발생하는 에코를 본격적으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상일 KT 통신망연구소 통신망 기술연구팀장 silee001@k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