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학수 <피앤오컨설팅 대표> john.chang@pnoconsulting.com
최근 한 컨설팅 회사가 발표한 ‘조직열정지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의 약 30%가 근무하고 있는 회사에 대해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나머지 70%는 회사에 대한 열정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1의 자원인 인적자원을 기반으로 경쟁력을 갖춰야 할 우리 기업들이 회사에 대한 조직구성원의 열정을 충분히 이끌어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쉽다.
그러면 어떤 회사가 ‘조직열정’이 높은 회사인가? ‘열정적인 회사’는 모든 구성원을 회사의 ‘주인’처럼 만드는 기업이다. 주인된 자는 회사의 일을 내일처럼 여기며 열정적으로 일하기 때문이다. 모든 직원을 주인으로 만드는 경영이론이 지금 미국에서 각광받는 ‘O 이론’이다. ‘O 이론’의 O는 Ownership(주인의식 혹은 직원주주)에서 온 것이다.
‘O 이론’에 따르면 회사가 돈을 버는 데 관련된 정보를 직원들과 충분히 공유하고, 직원들이 문제 해결, 생산성 향상, 경영목표 달성을 위해 자율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달성된 경영성과를 직원들과 공유하는 회사는 훌륭한 경영성과를 달성한다는 것이다. 즉 ‘정보공유(information)’ ‘자율경영(influence)’ ‘이익공유(interest)’를 실천하는 기업은 ‘주인의식 기업문화’를 갖고 있으며 이는 회사의 매출과 수익성 증대에 크게 기여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O 이론’ 연구 컨설팅 기관인 NCEO(National Center for Employee Ownership)의 최근 발표에 따르면 재무제표 및 기타 재정적 지표를 직원들에게 공개한 기업은 그렇지 않은 상태보다 1∼2% 높은 매출 신장을 기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직원들이 회사 업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회사는 보통 8∼11%가 높은 성장률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한다.
‘O 이론’ 경영을 하는 대부분 회사의 직원들은 우리사주신탁제도(ESOP), 스톡옵션 등의 직원주주제도를 통해 실제로 회사의 주인, 즉 주주가 되며, 이런 회사는 직원의 주주구성비율도 매우 높은 편이다. 직원 주주구성비율이 높고 ‘O 이론’ 경영을 하는 미국 기업은 예외 없이 높은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 미 남가주대학의 에드 롤러(Ed Lawler) 교수는 ‘O 이론’ 경영이 TQM·리엔지니어링보다 재무적 성과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발표했다.
우리는 과연 얼마만큼의 ‘주인의식 기업문화’를 갖고 있으며 ‘O 이론’ 경영을 실천하고 있을까 궁금해 하는 경영자는 스스로 다음의 5가지 질문을 해봐야 한다. 첫째, 직원들은 회사의 경영현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가. 둘째, 직원들은 회사가 어떻게 돈을 벌고 있는지 아는가. 셋째, 직원들은 회사가 돈을 버는 데 자신들이 어떻게 기여해야 되는지 알고 있는가. 넷째, 직원들은 자발적으로 문제해결, 생산성 향상, 비용절감,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가. 다섯째, 달성된 경영성과는 직원들과 충분히 공유되고 있는가.
이 5가지 질문에 모두 확실하게 ‘그렇다’고 답할 수 있는 기업은 열정적인 ‘주인의식 기업문화’를 갖고 있으며 ‘O 이론’ 경영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 ‘O 이론’ 경영의 핵심은 직원이 회사의 ‘주인’이 되어 경영에 참여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직원들을 경영의 모든 부문에 참여시키자는 것이 아니다. 경영진은 경영전략·사업계획·투자결정 등의 ‘전략경영’에 집중하고, 직원들은 업무 프로세스 개선, 비용절감, 품질향상, 생산성 향상 등의 ‘현장경영’에 집중하자는 것이다. 매일매일 일상업무에서의 의사결정은 가능한 업무에 관계된 직원들이 내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O 이론’ 경영의 핵심 아이디어는 단순하다. 직원들을 회사 일을 내일처럼 여기는 ‘열정적인 주인’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회사는 아이디어와 정보를 머리 속에 갖고 있는 직원들의 집합체다. 가장 효율적이며 생산적인 조직은 회사 일을 내일처럼 여기는 열정적인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정보를 잘 활용하는 기업인 것이다. 많은 기업들이 디지털 경영시대에 ‘O 이론’ 경영을 도입해 열정적이고 생산적인 조직으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