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선불카드사업자들 `불법유통` 근절 나섰다

 

 지난해 말 별정통신업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국제전화선불카드 불법유통 문제가 선불카드사업자협의회(KPCA 가칭) 구성과 이를 통한 자정노력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새롬기술·송아텔레콤·인퍼텔 등 주요 선불카드사업자들은 지난해부터 이뤄져오던 간담회 성격의 선불카드사업자 모임을 KPCA 형식으로 정식 기구화하고 이를 업계 총괄단체인 통신재판매사업자협의회(KTRA) 산하에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나섰다.

 이는 지난주 KTRA 임원·실무 모임을 통해 별정통신시장 자정노력이 합의된 직후에 선불카드사업자들 자체적으로 공식기구를 만들어 불법선불카드 근절, 선불카드 발행구조의 개선, 유통환경의 변화 등을 총체적으로 모색하고 나섰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특히 현선불카드시장 정비에 큰 의욕을 갖고 있는 정통부로서도 이러한 업계의 자발적인 노력을 적극 수용함은 물론 KTRA와 KPCA로 대별되는 두 별정통신사업자 기구의 역할과 조직성격에 대해 일정정도의 정책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KPCA는 앞으로 국제전화 선불카드 발행주체를 교환설비를 보유한 별정통신1호 사업권자로 제한하는 제도적 장치 마련을 KTRA를 통해 정통부에 적극 건의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별정통신2호사업자의 불법 선불카드 남발과 소비자 및 연계사업자 피해를 줄임과 동시에 발행자 및 사용자보상을 명시하지 않은 이른바 ‘무적카드’로 인한 별정통신사업자 전체적인 이미지 추락 및 불신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PCA 추진 모임에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는 한 관계자는 “월드컵 등을 통해 선불카드사업자들에게 더없이 좋은 사업기회가 열릴텐데 지금과 같은 시장구조로서는 그 기회를 잡지도 못할 뿐더러 국내 통신사업자의 위신만 크게 떨어뜨리는 꼴이 될 것”이라며 위기감을 토로했다.

 그는 “별정2호사업자들이 법의 테두리 안에 있다고는 하지만 실질적으로 법적 관리를 받아오지 않은 폐해 등을 고려해 이들을 선불카드사업에서 배제시키는 것이 전체 시장안정화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선불카드 발행사업의 제도적 제한과 함께 KPCA는 현선불카드 유통구조에서 과열경쟁 및 불법카드 양산의 온상이 돼온 유통망 마진율 조정에도 적극 공조해나가기로 했다. 그동안 턱없이 부풀려져 시행돼왔던 1차 유통마진율이 결국 사업자들에게는 수익악화를 초래하고 이용자들에게 돌아갈 혜택을 줄이는 결과를 낳았다고 판단, 이를 개선하는 데 같이 힘을 모으기로 한 것이다.

 선불카드사업자들이 주축이 된 이번 움직임이 국내 별정통신업계의 경쟁력과 신뢰도 향상에는 커다란 전환점을 만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음성적으로 국제전화 선불카드사업을 진행해왔던 별정2호사업자들의 집단적인 반발이나 별정부문과 함께 똑같이 국제전화카드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기간통신사업자들이 이런 움직임에 얼마만큼 동조하고 긍정적으로 반응하느냐의 문제는 앞으로 남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