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월드]유럽:英 국회의원이 `게임 캐릭터`로

 영국의 현역 국회의원이 세계적으로 베스트셀러가 된 비디오 게임의 메인 캐릭터를 만드는 데 실물 모델 역할을 한 것으로 밝혀져 화제가 되고 있다.

 최근 가디언지는 영국 중서부 워릭-레밍턴 지역의 제임스 플라스킷 하원의원이 전투 오락용 비디오 게임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의 소대장 캐릭터를 만드는 데 모델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는 지난해 여름 출시돼 세계적으로 100만부 이상 팔린 가상현실 비디오 게임으로 그 내용이 너무 생생해 미 육군이 훈련용으로 게임을 주문했을 정도라고 가디언지는 덧붙였다.

 플라스킷 의원은 옥스포드대학 경제경영학부에서 강의를 하던 학자 출신으로 97년 처음 국회의원에 당선된 노동당의 소장파 의원이다.

 지난해 그는 의정활동의 일환으로 지역구에 있는 코드마스터스라는 소프트웨어업체를 방문했는데 업체 직원들이 새로운 컴퓨터 게임에 어울리는지 알아본다며 자기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고 말했다.

 코드마스터의 마케팅 담당임원 데이비드 솔라리스는 당시 직원들이 프로페셔널 사이버 솔저를 형상화하기 위해 선이 굵은 중년 남성을 찾고 있었는데 적당한 인물을 찾지 못해 고심하던 중이었다고 설명했다. 마침 회사를 방문한 플라스킷 의원을 보고 그가 자신들이 찾고 있던 인물임을 단번에 알아차렸다고 한다.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는 현재 약 3500백만파운드(700억원)의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물론 이런 성공은 지난해 영국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힘입은 바 크다. 유럽레저용소프트웨어출판협회(ELSPA)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의 게임 시장 규모는 전년에 비해 36%나 증가한 16억파운드(3조2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오퍼레이션 플래시포인트의 성공비결은 무엇보다 생동감있는 그래픽과 사실적인 캐릭터에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에 대해 플라스킷은 의원은 자신이 이 비디오 게임의 성공에 어떤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다고 겸손해 하며 정작 자신은 이제까지 그 게임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람들의 관심이 큰 만큼 게임을 구입할 의사도 있지만 그렇게 급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