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블루투스를 위하여

 ◆성창열 한국무선네트워크 대표 cysung@korwin.net

 

 현대사회는 정보통신기기의 대중화에 따라 사무실 및 가정에서 컴퓨터 및 이동단말기의 사용이 보편화돼 있다. 정보가전기기도 정보통신기기와 결합하면서 새로운 메커니즘의 인간 편의성을 도모하며 급변하게 변화, 진화하고 있다. 통신기술의 발달은 유선시대를 탈피해 유무선 통합의 시대로 전환되고 있으며 방대한 정보의 창고인 인터넷을 수단으로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다.

 무선통신 기술의 필요성이 점차 강조되고 개인 이동단말기 시장이 급팽창함에 따라 시장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 국내 수많은 업체들이 미래의 기술 한국이라는 기치를 걸고 꿈을 펼치고 있는 무선기술이 있다.

 이는 다름아닌 ‘블루투스’라고 하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이다. 언론을 통해 이제는 다소 익숙하게 들리는 블루투스는 우리가 갖고 있는 휴대폰, 컴퓨터 및 관련기기, 가전기기, 네트워크기기 그리고 자동차에 까지 연결해 서로 다른 이기종간에 데이터를 무선으로 주고받을 수 있는 통신 기술이다.

 국내에는 한국 무선네트워크 이외에도 수십개의 업체들이 블루투스라는 기술의 핵심 소프트웨어인 프로토콜 스택 및 프로파일 그리고 사용자 편의를 갖다 줄 응용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다. 세계 최다 항목의 기능으로 국제인증을 받아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업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업체도 있다. 그 결과 한국은 블루투스 국제인증을 획득한 품목 수를 비교한 결과 세계에서 6번째로 많은 국가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러한 수치로 볼 때 블루투스라는 무선통신 기술의 국내 수준이 세계적인 국가로 자리매김해야 하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실제 상황은 그렇지 않다. 한때는 국내에서 ‘꿈의 통신 기술’이라고 불려져 많은 관심을 모아온 블루투스가 근래에는 꿈을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복병을 만나고 있다.

 고가의 핵심 칩, 전력 소모, 외산 소프트웨어의 가격, 기술 지원 등 많은 변수들이 사업을 준비하고 상품화시키는 데 걸림돌이 되자 벌떼처럼 모여들었던 일부 대기업과 중소업체들이 사업상 이익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쉽게 돈을 벌 수 있고, 간단한 응용기술로도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업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작금의 현실을 보면 어려운 기술에 도전해 세계적인 회사들과 겨룰 수 있는 또 한번의 통신기술을 획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치는 게 아닌가 싶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결국 마케팅 조사에 의한 나타난 세계 6위의 인증국가라는 결과는 신기술에 도전해 보고자 하는 몇몇 회사들이 끊임없는 음지에서 얻은 결과일 뿐이다.

 이러한 안타까움은 해외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해외 전시회 및 기술 세미나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국제 동향을 보면서 더욱 증폭됐다. 세계적인 통신 국가, 기술 선진국가들은 이미 개발 단계를 넘어 상품화에 들어가면서 대기업의 엄청난 자금과 튼튼하고 신속한 산학협력, 국가의 지원사격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산학협력을 결성하기 위해 업계, 학계 등을 백방으로 뛰어다녀도 쉽게 이 분야에 뛰어 들고자 하는 선구자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새로운 기술로 사업을 하는 사람들끼리 이러한 농담을 주고 받는다. “고생은 누가 하고, 돈을 버는 사람은 따로 있다!”라고. 진정 선구자의 길은 멀고 험한 것인가.

 현재 우리가 세계 최대의 CDMA기술국가라고 자부심을 갖고 있지만 속속들이 살펴보면 핵심 칩을 비롯한 많은 하드웨어 부분과 소프트웨어 부분의 원천기술은 모두 해외업체들에 로열티를 지불하고 있는 현실을 바라볼 때 아픈 가슴과 머리를 다시 한번 가다듬고, 잿빛 새벽을 맞이하며 꿋꿋하게 이 분야에서 연구 개발하고 있는 많은 관련업체 사장님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은 심정이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될 사항이 있다. 비록 어려운 환경에서 벤처의 꿈을 만들어 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해서 지금과 같은 몇몇의 벤처회사들이 보여주고 있는 모럴 해저드나 비리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 국제적인 기술규격에 대한 정당한 대응, 해외 국가들의 제품과 상호 호환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제품기능으로 한국의 기술 우수성을 증명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미래 기술에 도전하고자 했던 벤처의 초심을 잃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스스로 설 수 있도록 뿌리 깊은 곳에 영양분을 채워 넣을 수 있는 기술력을 더욱 갈고 닦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