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IDC·전자신문 제휴-IT마켓뷰]세계 PDA시장 분석·전망

 IDC는 ‘2000∼2005년 세계 지능형 휴대단말기 시장전망 및 분석(Worldwide Smart Handheld Devices Market Forecast & Analysis, 2000∼2005)’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PDA(Personal Digital Assistant) 등 세계 개인휴대단말기 시장이 2000년에 비해 수량과 매출 측면에서 각각 24%, 3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03년에는 가정 및 기업 시장 수요가 회복돼 1600만대, 2005년에는 4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IDC는 신제품 출시가 적었던 올해와 달리 내년은 팜·마이크로소프트(MS)가 경쟁적으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운용체계(OS)의 업그레이드에 나서면서 시장을 넓혀갈 것으로 전망했다.

 

 지능형 휴대기기(Smart Handheld Devices, SHDs)는 핸드헬드 컴패니언(Handheld Companion)과 산업용 버티컬 애플리케이션 디바이스(Vertical Application Devices, VADs)로 분류된다. 또 핸드헬드 컴패니언은 퍼스널 컴패니언(Personal Companion) 및 PC 컴패니언(PC Companion)의 두 가지로 나뉘어져 궁극적으로 SHD는 PC 컴패니언과 퍼스널 컴패니언, 산업용 VAD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여기에서는 PDA를 중심으로 SHD시장을 살펴보자.

  

 지난해 상반기까지 자료를 토대로 분석하면 2001년 세계 PDA시장은 수량면에서 전년 대비 24%, 매출액면에서는 3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표2참조 이는 2000년 134% 성장률에 비해 대폭 하락한 것으로 경기침체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2003년부터는 가정 및 기업 시장 수요가 회복되면서 시장이 1600만대로 확대되고 오는 2005년까지 연평균 34% 성장률을 보이며 44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적으로 보면 세계 판매량의 48%를 차지하는 미국시장이 지난해 15%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일본은 49% 늘어 100만대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00년에 239%라는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던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2001년 50%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도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중국시장은 2001년 300만대 규모로 성장했다. 이 중에서 하이테크웰스·민런(Minren)·레전드 같은 중국업체의 저가 제품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기업의 약진은 2000년과 2001년 상반기 업체 순위를 비교했을 때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2000년 하반기에 제품을 출시한 하이테크웰스와 민런이 모두 2001년 상반기 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했다. 이 외에도 2000년에는 전체 판매량의 2%에 지나지 않았던 컴팩이 2001년에 13%를 차지하면서 2위인 핸드스프링과 격차를 좁혀가고 있다. 이에 반해 줄곧 6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며 시장을 주도해 나가던 팜은 잇단 마케팅 실패와 후발 업체와 경쟁으로 점유율이 50% 이하로 떨어지는 부진을 보였다.

 단기적인 관점에서 PDA시장은 무선 데이터 통신기술의 발전, 새로운 OEM 업체의 시장진입, 기업시장에서 PDA 도입 사례 증가로 인해 성장이 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세계적인 경제침체, 무선 인터넷의 보안 문제, 가격인하로 인한 업체들의 수익성 악화, 주요 업체의 독점으로 인한 경쟁력 약화, 양질의 서비스 및 콘텐츠 부재가 성장의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도시바·히타치·NEC·후지쯔 같은 업체들이 소비자시장에서 기업시장으로 눈을 돌리면서 기업시장으로의 진출에 앞서 보안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01 시장 동향=지난해 상반기는 경제침체, 단말기와 관련 기술측면에서 특별히 눈길을 끄는 새로운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신규구매와 재구매 수요 모두 저하됐다.  

 팜은 M500과 M505 모델 출시에 맞춰 OS를 업그레이드했지만 신제품 판매증진까지 연결되지 않았다. 다만 16비트 컬러 지원 기능을 갖는 M505가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기존 PDA와 교체 수요를 불러왔다. 하지만 기존 저해상도 디스플레이의 업그레이드 문제가 수요확대의 걸림돌로 작용할 여지가 있기 때문에 팜은 소니와 핸드이라와 같이 디스플레이의 해상도를 높이는 데 노력을 기울여야 할 입장이다.

 한편 팜은 현재 라이선스 업체들에 MP3나 고해상도 디스플레이 같은 새로운 기능 개발 업무를 모두 맡기고 있어 자칫하면 선두업체로서 기술개발 측면에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수도 있다. 또 새로운 기능이나 기술 도입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느린 듯 보여 성능면에서 라이선스 업체들에 밀리는 느낌도 주고 있다.

 그러나 팜의 이러한 전략은 팜OS를 채택한 다수 기업들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팜에서 취사 선택함으로써 가격과 성능면에서 강점을 얻어내고 있다.

 포켓PC는 2001년 출시 1주년을 맞으면서 “PDA가 오직 PIM 기능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기존의 회의론을 불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초기 단말기 제조업체의 기술개발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플랫폼 개발이 느리게 진행됐지만 2분기에는 판매량이 늘어나면서 개발이 가속화됐다. 그러나 이 시기에 기업들의 투자축소에 따른 PDA 수요 감소로 판매에 심대한 타격을 받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분기 들어 새로운 포켓 PC 플랫폼과 단말기 출시소식이 나오면서 대기수요 마저 발생, 감소세는 계속됐다. 4분기 들어서는 비록 경제 침체를 완전히 극복하지는 못했지만 3분기의 대기수요가 실수요로 전환되면서 2001년 중 가장 높은 판매고를 기록했다.

 상반기 팜이 재고 소진을 위해 소비자시장을 겨냥, 가격을 인하하면서 촉발된 가격인하 경쟁에 핸드스프링까지 가세하면서 포켓 PC업계는 전반적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그러나 가격에 민감한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팜과 핸드스프링의 가격인하는 중가 PDA시장을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다. 팜이 M100을 팜3c, Vx, Vllx 가격대로 인하했으며 핸드스프링 역시 바이저 디럭스·플래티늄·프리즘의 가격을 300달러 이하까지 내렸다. 그러나 미국의 경우 4분기에 포켓PC 2002 탑재 제품이 상용화되면서 하이엔드급 고가 PDA 판매가 늘었다.  

 

 ◇올해 시장 전망=2001년 시장에서 팜 제품의 점유율이 떨어졌다고 해서 팜의 성패를 논하는 것은 성급하다. 다만 팜으로서는 구체적인 목표시장을 정하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만일 일반 소비자시장을 노린다면 팜은 사용이 쉽고 배터리 수명이 길며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젊은층과 직장인을 대상으로 시장을 확대할 수도 있다. 또 전문 직장인들이 PC나 노트북과 동기화(synchronization)하여 정보를 통합, 관리해 이동시에도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PDA를 구매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업체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새로운 수요처 개발을 위해 기존 오피스 애플리케이션과의 통합 작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데이터비즈(DataViz)의 ‘도큐먼트 투 고(Document to Go)’는 팜 M125, M500과 M500에 번들로 제공돼 팜에서 워드·엑셀·파워포인트 파일을 불러올 수 있게 한다.

 팜은 앞으로 데이터비즈를 기본 제공하고 MS 익스체인지나 로터스의 노츠와 연동시키는 것이 포켓PC에 대비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으로 생각된다.

 향후 팜이 기업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현재 이 시장을 선점하고자 하는 포켓PC 2002와 정면으로 부딪히게 될 전망이다. 팜으로서는 소비자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던 팜OS가 기업시장에서도 위력을 발휘하리라고 단순하게 기대해서는 안된다. 다른 요구를 가진 사용자 집단은 다른 플랫폼을 원한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팜의 강점인 단순·용이함이 기업 애플리케이션과 관련해서는 성능의 우위에 있다고 볼 수만은 없는 것이다.  

 당분간은 수요측에서의 폭발적인 구매증가보다는 업체측에서의 소비자 교육과 단말기, 플랫폼 개발업체들의 솔루션 구축과 같은 투자기간이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투자가 축소된 시기에 무선기술을 연구하고 플랫폼과 기업의 이동성에 관한 요구를 정확히 판단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단말기 제조 업체는 솔루션 업체, 모바일 미들웨어 제공업체, 모바일 시스템통합(SI), 이동통신업체들과의 관계를 공고히 유지해 나가면서 기업 고객을 만족시킬 만한 모바일 솔루션을 개발해야 한다. 팜의 경우 OS를 업그레이드시키거나 스트롱암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새로운 버전을 개발할 예정이며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기업시장을 타깃으로 포켓PC 2002에서 터미널 서버와 VPN을 지원하는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PDA시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게임과 멀티미디어 관련 기술의 발전, 경제 회복시 대기수요의 전환,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신규 업체 시장참여, 성능 향상을 통한 기존 모바일 기기와의 차별성 확보가 성장 관건이다. 하지만 군소 업체 난립, 스마트폰과 같은 유사 기기와의 경쟁, 기업시장을 넘어 일반 소비자시장을 위한 특화된 기능의 부재가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정리=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