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텔레콤 분할 `부작용`

 중국 정부가 차이나텔레콤을 2개 회사로 분리하는 방안을 발표한 후 차이나텔레콤이 신규 투자계획을 전면 축소 또는 연기함에 따라 중국 통신시장을 겨냥한 외국 통신장비 및 솔루션 업체들의 마케팅 계획도 차질을 빚고 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http://www.wsj.com)에 따르면 차이니텔레콤의 투자 위축으로 전반적인 시장 환경이 바뀌자 중국 진출 외국 통신장비 업체들도 매출을 줄여잡거나 마케팅 전략을 대폭 수정하고 있다.

 고정선 통신장비 판매비중이 높은 루슨트테크놀로지스를 비롯, 노텔네트웍스, 시스코시스템스 등은 차이나텔레콤과 맺었던 계약의 이행이 지연되자 최근 마케팅 전략을 바꿨다. 이들은 마케팅 중심을 차이나텔레콤에서 차이나유니콤이 발주하는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장비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또 시스템통합(SI) 업체인 아시아인포홀딩스는 지난해 차이나텔레콤과 맺은 계약 이행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올해 예상 매출계획을 대폭 수정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자사의 올해 중국 내 통신용 소프트웨어 매출이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AT&T차이나의 아트 코블러 사장은 “중국 정부가 통신분야 경쟁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발상은 이해하지만 치밀한 준비작업이 없이 차이나텔레콤의 분할을 결정해 부작용도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차이나텔레콤의 고위 임원진들이 불투명한 장래에 불안을 느껴 신규투자 계획을 전면 중단했다”고 전했다.

 통신 컨설팅 업체인 레흐만브러더스 관계자는 “앞으로 차이나텔레콤의 분할 작업이 끝날 때까지 이 같은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차이나텔레콤이 당초 120억달러로 책정했던 올해 투자규모를 최근 90억달러까지 대폭 축소하는 등 올해 중국의 고정선 통신분야 투자가 지난해보다 8%나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