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SL시장 변화 `급물살`

 업체간 과당경쟁으로 몸살을 앓아온 세계 ADSL시장이 일부업체의 사업포기 움직임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세계적인 네트워크장비 생산업체인 노텔네트웍스가 지난해 하반기 ADSL사업을 포기한 데 이어 시스코시스템스도 ADSL사업 비중을 대폭 축소했으나 경쟁업체들은 사실상 사업을 정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그동안 저가수주경쟁으로 얼룩졌던 세계 ADSL시장의 경쟁구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일부 메이저업체의 ADSL사업 포기는 단기적으로는 재고물량을 증가시켜 시장환경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그동안 ADSL업계의 고질적인 문제 중 하나로 지적됐던 공급과잉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현대네트웍스의 박승철 사장은 “일부 메이저업체의 사업포기는 단기적으로 정리해야 할 ADSL장비의 재고물량을 증가시켜 덤핑경쟁을 유발하는 등 악재가 될 수 있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공급물량 감소효과를 가져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ADSL가격을 상승세로 반전시키는 효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또 “노텔과 시스코의 ADSL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유통업체들이 재고처분을 위해 덤핑수주로 가격인하경쟁을 촉발한다해도 장비공급업체의 사업포기로 유지보수 업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장비를 구매하는 통신사업자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인 충격도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이에 따라 최근들어 해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국내 업체에는 위기인 동시에 도약의 기회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최근 ADSL업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는 수익구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일부 메이저업체의 사업포기는 충분히 예견된 일”이라며 “국내업체들은 ADSL업계의 구조조정 움직임을 활용해 세계시장 진출노력을 가속화하고 ADSL사업의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