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데이터통합(VoIP)서비스시장의 대표적인 앙숙관계로 꼽혀온 새롬기술(대표 한윤석)과 애니유저넷(대표 송용호)의 ‘외나무다리 상봉’이 무산됐다.
새롬기술이 이달 말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인 엑스포컴코리아2002전시회 VoIP특별관에 참여하려던 당초계획을 막판에 고사하고 나온 것. 자연스럽게 VoIP특별관 공동운영기구인 인터넷전화협회 회장사인 애니유저넷과 예상됐던 이른바 ‘오월동주’는 생각지도 못하게 됐다.
새롬기술이 VoIP특별관 참여를 고사한 것에는 최근 개시한 폰투폰 인터넷전화 ‘다이얼패드홈#서비스’의 실체가 경쟁업체에 남김없이 공개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한 부담감이 가장 깊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구나 지난해 말 출범 당시부터 시큰둥한 반응을 보여왔던 인터넷전화협회에 대해 갑작스런 전시회 참여로 ‘협회 회원사 가입’이라는 엉뚱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를 남기지 않겠다는 뜻도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단 최근 VoIP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두 업체의 전시회 동반참여가 무산됨에 따라 양측 모두 별로 달갑지 않은 결과를 나눠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새롬기술로서는 의욕있게 시작한 다이얼패드홈#서비스를 대중적으로 알린다는 목적이 무산된 것은 차치하고라도 ‘VoIP시장의 외톨박이’라는 성격을 다시 한번 재확인하게 됐다. 특히 무료 다이얼패드서비스에 대한 동종업계 업체의 해묵은 반감을 다소나마 무마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묻어버리고 만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애니유저넷을 위시한 인터넷전화협회 측도 새롬기술의 참여를 통해 대중적 인지도와 협회 사업기반을 넓히려던 희망을 당분간 미루거나 접을 수밖에 없게 됐다. 더구나 새롬기술의 협회행사 공식참여라는 향후 공동사업의 물꼬를 트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전시회가 끝난 후까지 당분간 남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