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전화시장의 대표적 경쟁상품인 시외·국제전화서비스부문에서 시장선도사업자인 KT의 시장지배력이 완만히 하강하고 있는 가운데 데이콤·온세통신 등 후발사업자들의 점유율 약진세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지난해 11월을 기준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KT의 시외전화 매출은 전년도인 2000년 말 1조1479억원에서 9828억원으로 떨어지고 시장점유율도 83.4%에서 81.6%로 조정된 반면, 데이콤과 온세통신의 시장점유율은 각각 14.3%에서 15.6%로, 2.3%에서 2.8%로 높아졌다.
이같은 상황은 국제전화시장에도 그대로 반영돼 지난해 11월까지 국제전화매출 4189억원을 올린 KT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도 57.2%에서 53.5%로 주저앉았다. 하지만 데이콤과 온세통신의 국제전화 시장점유율은 각각 3.0%와 2.7%씩 커지는 성장곡선을 그렸다. 특히 데이콤은 국제전화서비스 개시 이후 처음으로 전체 시장점유율 30%를 넘어서는 30.7%를 기록했으며 온세통신도 전년도 13.1%에 불과했던 시장점유율을 15.8%까지 끌어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국제전화시장에 나타난 또하나의 뚜렷한 변화는 KT·데이콤 등 점유율 80%의 시장지배 두 개 사업자의 산술적 매출액이 전년도에 비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같은 변화의 원인을 크게 두 가지로 꼽는다.
우선 별정통신사업자들의 국제전화 매출이 크게 신장된 것이다. 정통부 집계자료에 따르더라도 국내 별정통신업체들은 올해 2000년도의 전체 매출규모 1071억원에서 무려 150% 가까이 성장한 2644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기간통신사업자의 국제전화시장을 눈에 띄게 잠식했다.
다음으로 지난 하반기 돌풍을 일으킨 인터넷전화의 확산도 기간통신 국제전화서비스의 지배력 약화에 큰 몫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기업에서 인터넷전화를 도입해 활용하는 사례가 늘면서 그동안 안정성과 편리성으로 널리 활용돼오던 기간통신 국제전화가 인터넷전화의 경제성에 밀리게 된 것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시외·국제전화시장의 기간통신 3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밖에 없으며 당분간은 후발사업자의 강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전망”이라며 “이와 함께 별정통신 국제전화와 인터넷전화의 빠른 확산이 기간통신 국제전화의 전체 입지를 위협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