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서버 개발사업을 놓고 중복 투자가 아니냐 하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산자부가 지난해 1월부터 차세대 초고속 웹서버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한데 이어 정통부에서도 차세대 인터넷서버 기술개발을 국가선도기술개발사업으로 확정했기 때문이다.
우리의 당면과제가 세계 수준의 컴퓨터기술 확보라는 점을 감안하면 허리구실을 하는 차세대 서버 개발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양대 부처가 1년여의 시차를 두고 엇비슷한 제품개발에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 우리의 연구개발 투자가 선진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산자부와 정통부가 독자적으로 차세대 서버 개발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한 모습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양대 부처가 추진하는 차세대 서버 개발사업이 판에 박힌 듯 동일한 내용은 아니라고 한다. 주전산기와 중형컴퓨터 개발사업을 수행하면서 획득한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한 차세대 인터넷서버 개발 프로젝트의 경우 확장성이 우수한 대형컴퓨터 플랫폼 기술개발, 10기가급 차세대 시스템 연결망 개발, 데이터센터급 리눅스 운용체계(OS) 개발, HDTV급 실시간 스트림처리 소프트웨어 개발, 인터넷 기반 광역 네트워크 스토리지 시스템 개발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또 상호연결망 기술, 스토리지기술, 리눅스 관련 기술을 통합, 대형시스템사업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것으로 중기거점기술개발사업으로 추진중인 초고속 스케일러블 웹서버 개발사업과는 분명히 다르다. 뿐만 아니라 통합관리기술이나 차세대 인터넷 정합기술, 네트워킹 트래픽 제어기술, 시스템 연결망 기술, 스토리지 기술, 리눅스 운용체계 기술을 적용하는 등 활용기술도 다르다.
문제는 양대 부처가 추진하는 차세대 인터넷 서버 개발 프로젝트가 세부내용은 다르나 골간은 마찬가지라는 점이다.
산자부가 지난해 1월부터 추진한 초고속 스케일러블 웹서버 프로젝트의 핵심 포인트가 로드밸런서(멀티미디어서버), 스케일러블 웹서버 구조 및 네트워크 기기, 고가용성 인터넷 서버 구축을 위한 스토리지 솔루션 개발, 인터넷서버 백업솔루션 개발, 웹가속기 개발이라는 점이 반증하듯 차세대 인터넷서버의 시스템 연결망 기술인 인피니밴드를 제외하면 개발내용에 큰 차이가 없다.
시스템기술이나 시스템 소프트웨어 기술, 멀티미디어 미들웨어 기술, 네트워크 스토리지 기술 등 최신 기술이 망라된 세부과제와 사이버아파트서버나 인터넷데이터센터(IDC)서버, e비즈니스서버, 웹서버, 콘텐츠 서버 등의 시장을 겨냥한 응용 분야도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는 차세대 서버를 개발한 이후다. IBM·HP·후지쯔 등 웹서버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외국계 컴퓨터 기업은 물론이고 인텔의 화이트박스나 AMD의 프로세서를 이용해 서버를 개발하고 있는 민간업체와의 경쟁도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초고속 인터넷 서버 개발사업을 보는 시각이 기대보다 우려가 높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컴퓨터기술 확보를 통한 국가산업 경쟁력 강화는 지상과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체계적인 연구개발시스템 구축하는 등 중복투자를 원천봉쇄할 수 있는 대책 마련에 서둘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