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호전되는 제조업 경기

 그동안 극심한 수출부진과 내수침체에 시달리던 국내 경기가 차츰 호전될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경기의 향방은 마치 럭비공 같아 그 누구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어렵긴 하지만 그래도 수출주력인 반도체를 비롯한 국내 제조업 전반이 올 1분기에 상당폭 좋아질 것이라니 경영난에 시달리던 업체들의 입장에서 보면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실제 제조업체들도 올 1분기 경기가 지난해 4분기보다는 호전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한다.

 이같은 전망은 최근 산업자원부가 산업연구원과 함께 조사한 1분기 제조업 경기실사지수(BSI)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섬유를 제외한 대부분의 업종 시황이 전분기보다 증가 또는 호전될 것임을 의미하는 지수 4.0 이상을 기록했으며 평균 지수 4.3을 나타내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또 시황과 함께 국내 제조업은 매출·수출·내수·설비가동률·자금사정·경상이익 등에서도 지수가 모두 4.0 이상을 보여 경기가 이미 바닥권을 통과했거나 회복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예측됐다고 한다.

 이를 반영하듯 그동안 가격폭락으로 고전했던 반도체도 BSI가 지난해 4분기에 3.7이던 것이 올 1분기에는 업종 최고치인 4.6으로 나타나 확실히 호조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기대에 답하듯 최근 반도체 가격이 계속 오르는 추세여서 반도체업체들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설비가동률도 4.5를 나타내 업체들은 머지않아 창고의 재고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비해 생산량도 늘릴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는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그저 막연한 낙관론에 그치지 않고 내수와 수출이 계속 호전되기를 바란다.

 최근에는 IT 분야의 수출과 내수경기가 차츰 회복세를 보여 우리 경제의 미래를 밝게 해주고 있다. 이미 국내 단말기업체가 미국업체와 CDMA단말기 수출시장 최대규모인 연간 500만대를 수출키로 계약을 체결했다. 또한 국내 네트워크장비업체들도 잇따라 중국과 일본·이란 등의 업체와 장비 수출계약을 체결해 세계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국내 PC시장도 작년 4분기에 이어 지난 1월에도 판매대수가 늘어 PC경기가 빠른 속도로 되살아나는 추세다.

 이처럼 반도체와 컴퓨터 등 IT 분야를 선두로 내수와 수출이 회복세를 보이며 우리의 경상이익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한다. 더욱이 미국시장에서 컴퓨터를 비롯한 고가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적지 않다.

 그러나 수출이나 내수가 우리의 기대와는 달리 변수가 많기 때문에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할 일이다. 그보다는 세계시장이 어떻게 변하든 언제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세계 최고 제품, 세계 제일의 상품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기술력이 앞서야 최신 성능을 가진 최고의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그래야 세계시장을 선점할 수 있고 지속적인 수출확대가 가능한 법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들은 꾸준한 기술개발과 함께 품질향상, 기업의 구조조정 마무리, 수출시장 개척, 그리고 노사화합 등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런 복합적인 노력 없이는 제조업의 경기가 다소 호전되더라도 우리의 경제성장은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 우리 경제가 수출감소와 내수침체를 딛고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도록 기업들이 분발해 줄 것을 당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