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산업 관련 전시회인 ‘데모2002(Demo2002)’ 전시회가 화제다.
지난 11일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개막된 올해 전시회는 다른 해와 달리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기술(IT) 업계 전반에 거품이 걷히면서 막연한 미래지향적 제품·기술이 줄어들었다. 대신 실용적이면서도 소비자들의 구미를 확실하게 잡아 끌 수 있는 제품·기술들이 선보였다.
또 전시장도 “인터넷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오만(?)으로 가득 찬 캐주얼 복장의 섣부른 닷커머들보다는 넥타이를 맨 사업가들로 붐비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BM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적극적으로 참여, 전시회의 비중을 더해주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PC진단기술, 손쉬운 웹서핑 등 다양한 기술과 제품·서비스가 관람객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캘리포니아 소재 소프트웨어업체 ‘빅픽스(Bigfix)’는 온라인 상에서 소프트웨어의 문제를 고쳐주고 업데이트 및 패치파일을 자동으로 설치해주는 프로그램을 내놓아 관람객들의 인기를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보안결함이나 PC의 바이러스를 온라인 상에서 무료로 잡아 고쳐주며 소프트웨어상의 버그, 구버전 드라이버 등을 무료로 업데이트시켜 준다.
회사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시스템 관리자들이 현장을 방문하거나 개개의 컴퓨터를 확인하지 않아도 네트워크를 통해 모든 PC를 모니터 할 수 있고 문제를 파악해 고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빅픽스는 4월부터 1000개소용을 30달러에 판매할 예정이다.
캘리포니아의 ‘보잉고(Boingo) 와이어리스 인터넷 서비스’는 이동 중인 비즈니스맨을 위한 무선네트워크 서비스를 선보였다. 802.11b 기술을 적용한 이 서비스는 접속이 쉬운 게 장점. 보잉고는 무선업체와 가입자들을 대상으로 가입을 권유할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월 25달러에 10번 접속할 수 있는 상품과 월 75달러에 무한 접속할 수 있는 상품 등 두 가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특히 버추얼리얼리티(VR) 환경을 완벽히 구현한 아바타가 주목을 받았다.
샌프란시스코 소재 ‘린덴랩스(LindenLabs)’가 내놓은 아바타가 주인공. 네티즌들이 3차원 공간에서 대화할 수 있으며 린덴랩스의 VR환경인 ‘린덴 월드’에서 아바타들을 이용해 상상에 맞게 게임도 가능하다. 올해 말 선보일 예정으로 가격은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이번 전시회에 참여한 IBM과 MS는 각기 소형 PC를 내놓았다.
MS는 차세대 태블릿PC를 전시했는데 기존 제품과 달리 수기인식력이 뛰어나 펜이나 종이를 사용하는 대신 LCD모니터에 손으로 적듯이 그대로 적기만 하면 된다.
이 PC에는 또 손으로 쓴 내용을 워드파일로 읽어 e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부가됐다. 회사측은 수기 해석기술이 아직까지 완벽하지는 않지만 기존 제품보다 훨씬 더 정확해졌다고 밝혔다. 오리지널 문서를 저장하고 그 문서에 대한 키워드 검색은 가능한 정도다. MS는 이 제품을 올 연말 경 일반에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IBM의 ‘메타패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페이퍼백 서적만한 크기의 이 제품은 트랜스메타의 800㎒의 칩을 쓰고 있고 128M의 SD램, 10G하드, 8M의 3D그래픽 칩을 탑재했다. 특히 이 제품은 모니터·키보드·마우스 등을 포트와 연결해 사용할 수 있으며 데스크톱은 물론 노트북이나 휴대기기와 연결도 가능하다.
IBM은 이 제품을 직접 생산·판매하기보다는 다른 업체에 라이선스를 줄 계획이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