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과 프랑스텔레콤 등 유럽을 대표하는 통신 서비스 업체들이 자사 주식의 시가총액을 능가하는 부채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다.
13일 월스트리트저널(http://online.wsj.com)에 따르면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부채를 줄이기 위해 대규모 감원과 해외 자산을 대부분 팔아치운 것은 물론 이동통신 자회사 mmO2를 분사시킴으로써 부채규모를 절반 이하로 떨어뜨렸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 대비 부채비율이 최근 5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또 지난해 법정관리설이 나돌던 네덜란드의 KPN과 핀란드의 소네라 등도 모두 최근 브리티시텔레콤과 비슷한 수준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시행함으로써 최악의 위기 상황을 서서히 벗어나고 있다.
프랑스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도 최근 각각 보유자산 매각을 통해 부채규모를 낮추는 데 치중하고 있다.
이들 중에 프랑스텔레콤은 지난해 11월 보유 부동산 매각을 통해 30억유로의 특별 수입을 올린 후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매각으로 25억유로,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35억유로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 회사는 KPN오렌지, 세마그룹, 누 등에 보유하고 있던 해외 자산도 대부분 처분했다.
프랑스텔레콤은 올해도 부동산 매각과 미국 스프린트PCS에 보유하고 있는 지분을 대부분 팔아치우는 등 주로 자산매각을 통해 지난해 6월 650억유로에 달하던 부채규모를 오는 2003년 말까지 370억∼470억유로까지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이치텔레콤도 올해 해외 자산매각 등을 통해 지난해 9월 650억유로에 달하던 부채규모를 올해 500억유로까지 낮출 계획이다.
그러나 영국에 있는 시장조사회사 오범의 통신 애널리스트 수 우글로 등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들 두 회사가 유럽의 다른 통신 대기업에 비해 구조조정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온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그 결과 “프랑스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의 시가총액 대비 부채비율이 현재 각각 160%, 100%에 달한다”며 “이를 줄이기 위한 특단의 대책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