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속인터넷장비 새로운 수출주역 급부상

 ‘CDMA의 성공신화를 이어간다.’

 세계 1위의 초고속인터넷 이용률을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최근 ADSL 등 초고속인터넷장비 수출강국으로 급부상, 올해 1조원 이상의 수출실적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ADSL과 VDSL 등 초고속인터넷장비가 올해를 기점으로 반도체와 휴대폰에 이어 국내 IT산업의 성장을 견인하는 수출 주력상품 중 하나로 등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와 통신사업자, 국내 생산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노력에 힘입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량수출의 물꼬가 터지면서 불과 2년 전 만해도 국내시장에서조차 외산 제품에 밀려 푸대접을 받았던 국산 초고속인터넷장비가 세계 각국으로 수출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네트워크장비 생산업체인 코어세스(대표 하정률)는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를 통해 야후재팬 등에 IP기반의 ADSL의 대량수출에 성공, 220만회선 규모의 수출실적을 올린 데 이어 올해는 총 500만회선 규모의 장비를 해외시장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근 국내는 물론 중국에 공장을 마련, 대량생산체제를 구축한 이 회사는 중국과 일본시장의 수출물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는 데다 올해부터 수출지역 다변화를 위한 노력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져 ADSL 수출만으로 5000억원 안팎의 매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대표 윤종용)는 최근 지난해의 사업부진을 씻고 대만 제1위 통신서비스사업자인 중화텔레콤이 실시한 입찰에서 알카텔·루슨트·노키아·NEC 등 다국적 대형 통신장비 업체를 제치고 116만회선에 달하는 ADSL장비 공급권을 수주했다.

 삼성전자는 당초 올해 총 100만회선 규모의 ADSL장비를 해외시장에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이번 수주로 한번에 연간 수출목표를 상회하는 성과를 거둬 1000억원 이상의 수출실적을 달성함에 따라 앞으로 ADSL이 신규 수출 주력상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기가링크(대표 김철환)도 지난해 말 일본에 15억엔 규모의 VDSL장비를 수출한 데 이어 올들어 10억엔 규모의 추가 장비공급계약을 체결, 일본의 초고속인터넷장비 시장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초고속인터넷장비의 수출이 최소 25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산인터네트(대표 남민우)는 지난해 말 VDSL장비를 중국에, 일륭텔레시스(대표 이동욱)는 ADSL과 HDSL 등 초고속인터넷장비를 각각 중국과 이란 등에 수출하는데 성공해 해외시장 진출기반을 마련했다. 이 회사들은 올해부터 초고속인터넷장비의 수출이 본궤도에 진입, 연간 수출규모가 수십억원에서 수백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현대네트웍스와 LG전자 등도 지난해 해외시장 진출기반을 바탕으로 올해부터 ADSL과 SHDSL 등 초고속인터넷장비의 해외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어 앞으로 국산 초고속인터넷 장비의 수출규모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와 통신사업자의 적극적인 수출드라이브 정책과 세계최고의 초고속인터넷 국가라는 후광효과 등에 힘입어 최근 국산 초고속인터넷장비 수출이 급증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이익이 별로 남지 않은 수익구조 문제만 해결된다면 ADSL 등 초고속인터넷장비는 국내 IT산업의 발전을 촉진하는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