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컬러브라운관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TV용 CPT 시장은 2000년과 비교해 마이너스성장을 기록했다. 이는 비록 자의에 의해서는 아니지만, 지난 몇년간 급성장해온 중국 컬러브라운관업계가 재고를 줄이고 제품 품목을 조정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장기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계 컬러브라운관 수요는 지난해의 2억4600만개(컬러TV용 CPT와 컴퓨터용 CDT가 각각 1억4000만개, 1억600만개)에서 2.4% 늘어난 2억5200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동남아시아·아프리카·동유럽 등 개발도상국가을 중심으로 컬러TV 보급률이 증가함에 따라 세계적으로 CPT 수요가 4.0% 신장, 1억4560만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컴퓨터용 CDT는 호스트의 성장속도 둔화 및 LCD 평면모니터 생산확장 등에 힘입어 43㎝(17인치) 이상 브라운관 생산규모가 다소 증가하고 38㎝(15인치) 이하 브라운관 생산규모는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지난해 규모에 머물 것으로 관측된다.
세계 컬러브라운관 생산 및 공급 기지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컬러브라운관산업의 CPT 생산규모는 지난해 3500만개에서 10% 이상 증가, 3900만개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성장이 둔화된다 하더라도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TV 수출규모 확장 △평면브라운관 양산 △기존 컬러TV 수요 발생 등으로 CDT 생산규모는 지난해 급속히 성장, 1800만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올해 CPT 및 CDT 생산규모는 총 5700만개로 세계 생산규모의 22.6%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산능력·규모·품질 및 원가 면에서 경쟁력을 가진 중국 컬러브라운관산업은 중국의 WTO 가입후 수입제한·차별화관세 등이 없어지면서 세계업체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중국내 브라운관업체들에 비춰 지난해 중국의 수출현황을 살펴보자.
차이훙(彩虹)그룹은 지난해 1억달러를 수출했고 캉자(康佳)그룹이 인도 등지에 10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또 TCL이 150만대를 수출했으며 촹웨이(創維)가 일본의 산요·미쓰비시를 비롯해 미국의 톰슨과 200만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창훙은 북미에서 대규모 수주를 받은 상태다.
지난해에는 외국계 브라운관업체들도 호황을 올렸다. 다롄의 도시바, 선양의 LG 등 10여개 외국계 회사의 브라운관 생산능력은 1000만대에 이르며 난징의 샤프, 다롄의 도시바, 삼성 등의 브라운관 수출은 500만대를 기록했다.
국내 브라운관시장을 보면 지난해 중국의 컬러TV 판매규모는 2500만대였으며 올해도 안정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년간 궈메이(國美) 등 판매업체들은 저가전략을 채택, 컬러TV의 가격을 원가나 그 이하 수준으로 인하함으로써 토종 브랜드와 외국 브랜드의 가격을 대폭 떨어뜨릴 수 있었다. 이는 시장확장, 특히 농촌시장을 파고드는 데 매우 유리하다.
중국 도시가정들에서 컬러TV 신제품 수요가 가속화하면서 지난 1년간 평면 컬러TV 단가가 50% 하락하고 71㎝(29인치) 이상 컬러TV 보급률이 도시에서는 50% 이상, 농촌에서는 20% 이상에 이르렀다. 그림 1·2 참조
저가전략 및 공급과잉으로 인해 올 초반부터 생산업체들은 원가를 절감하는 데 주력하면서 단순한 생산규모 확장을 지양하고 제품의 다양화, 경영의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베이징의 마쓰시타는 37㎝ 소형브라운관의 수출을 늘린 데 이어 대편향 54㎝ 브라운관을 개발중에 있으며 삼성은 PF 등 고부가가치제품 생산에 주력, 월 생산규모를 100만개 이상으로 확장하고 있다. 푸디푸예(福地副業)는 편향회로 및 LCD 편광경 생산에 투자를 늘렸으며 화페이(華飛)는 LG와의 제휴로 국제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또 차이훙그룹은 형광분말 소재 및 부품 생산규모를 늘려 국내외 컬러TV 생산업체들에 공급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 중국 컬러브라운관은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시장점유율이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사업운영상의 어려움은 날로 커지고 있다.
우선, 가격이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어 생산업체들이 곤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주력 제품 및 PF 브라운관 가격은 2000년 대비 40% 하락했으며 올해도 공급과잉상태가 계속돼 가격추락의 바닥이 보이지 않는다. 생산업체들은 원가절감에 주력하고 있으나 가격하락으로 발생한 손실을 보상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여기에다 WTO 가입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관세하락으로 인해 PF 브라운관 생산업체들은 외산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 중국업계 입장에서는 고부가가치품목이 양산에 돌입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더 충격이 컸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중국의 생산업체들이 PF 브라운관 생산에서 이윤을 거의 내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더욱이 WTO 가입후 CPT 직접수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다국적업체들이 세계시장 분할을 끝내고 컬러 TV·브라운관 생산을 일체화, 시장진입 문턱이 매우 높다.
마지막으로 일부 해외업체들은 해외무역에 능숙하지 못한 중국업체들의 취약점을 이용해 무역보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중국업체들의 컬러브라운관 수출을 제한·배척하는 불공정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