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가 즐거워진다. 이동전화단말기가 고화질, 고음질로 무장하고 있어서다.
전화가 선(wire)으로부터 자유로워지면서 통신혁명을 선도한 데 이어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고급 AV(Audio & Video)시스템으로 탈바꿈,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다.
특히 오는 5월 월드컵을 기점으로 본격화될 이동통신망 고도화(cdma2000 1x EVDO 도입)에 힘입어 손 안에 TV·PC·전화기를 들고 다니는 효과를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같은 변화는 이동전화단말기 연구개발(R&D)·상품기획·생산·판매·마케팅 방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동통신 산업구도가 흑백 액정표시장치(LCD) 및 음성통화형에서 컬러 LCD 및 무선인터넷형으로 바뀌는 것이다.
컬러, 무선인터넷형 구도변화의 선두주자는 이동전화단말기 제조업체. 최근 화면반응속도가 빠르고 20만가지 이상의 색상을 구현해 주로 노트북컴퓨터에 쓰였던 박막트랜지스터 액정표시장치(TFT LCD)가 이동전화단말기에 채용되기 시작했다. 오케스트라에 견줄 40화음 벨소리도 이동전화단말기 안으로 들어왔다.
실제 삼성전자가 TFT LCD를 장착한 제품(모델명 SPH-X4200)과 40화음을 구현하는 단말기(모델명 SCH-X290)를 잇따라 출시했다. LG전자도 6만5000색을 지원하는 보급형 액정표시장치(STN LCD)를 장착한 제품(모델명 LG-SD1000)을 출시한 데 이어 올 1분기 중 TFT LCD와 40화음 벨소리를 채택한 단말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동통신서비스 사업자도 컬러, 고음질 단말기에 걸맞은 콘텐츠를 확보해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중이다. SK텔레콤이 지난해 40억원, 올해 120억원을 콘텐츠프로바이더(CP)에 지원하는가 하면 KTF와 LG텔레콤이 자사 이동통신서비스의 콘텐츠 수를 각각 7000개, 9000개로 늘릴 예정인 등 무선인터넷서비스 영토확장에 나섰다.
소비자도 이동통신 컬러, 무선인터넷 시대에 자연스럽게 적응해나가고 있다. 음성메시지와 짧은 문자메시지 위주였던 소비자의 이동전화단말기 부가기능 사용빈도가 게임, 인터넷 검색, e메일 송수신, 뮤직비디오 및 영화예고편 시청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앞으로는 이동전화단말기로 장편영화를 감상하거나 TV프로그램을 시청하는 소비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동전화단말기 성능의 발전은 제품 고급화 과정으로만 이해할 수 없다”며 “앞으로 이동전화단말기가 21세기 생활혁명의 중심에 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