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밸리에는 최근 충남도경이 지역 벤처기업들의 비리 내사에 착수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다림비젼 게이트’로 가뜩이나 위축된 벤처기업들이 더더욱 움츠리고 있다. 심지어는 일부 기업들이 생존위기로 몸을 떠는 모습마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대덕밸리 벤처 성공률이 2∼3%대만 돼도 다행이라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벤처 투자와 관련, 벤처캐피털들이 2∼3년전만 해도 너도나도 30∼40배 투자를 주저하지 않고 베팅해왔으나 최근 투자금을 회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어 일부를 제외한 벤처기업들의 자금압박이 심각한 상황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다림비젼’ 수사는 최근 특별검사팀까지 구성했던 대전지검의 설전 대폭 인사로 수사진행이 지지부진하던 상황에서 이번 주말을 고비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기소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더욱이 이와는 별도로 진행되고 있는 충남도경의 내사로 인해 그동안 벤처 육성에 전력투구해온 정부가 이제는 다시 벤처기업들을 무너뜨리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팽배해 있다.
실제 대덕밸리에는 ‘다림비젼’건 이후 2∼3개 기업이 구설수에 올라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부는 투자사기와 관련돼 있어 법적인 처리가 불가피할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물론 잘못이 있다면 누구나 평등하게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하는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나 법의 잣대를 일괄적으로 이제 커나가는 ‘어린아이’에게까지 들이대서는 안된다는 것이 대덕밸리 벤처업계의 중론이다.
이와 관련, A벤처의 CEO는 “정부가 그동안 벤처육성에 목소리를 높여왔지만 실제 경영적인 부분에는 투자를 소홀히 해온 결과”라며 “정부가 나서 경영 및 회계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수행해 나가야 할 때”라고 정부의 정책을 꼬집었다.
또다른 벤처 CEO는 “벤처기업들이 최근들어 회계처리의 투명성 확보에 나서고 있는 만큼 다소 시일이 걸리더라도 지켜봐주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어린 나무의 잎이 일부 시든다고 뿌리를 내리기도 전에 옮겨 심는 교각살우의 우는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전=과학기술팀·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