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e비즈니스 투자가 늘어났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자상거래 규모가 2000년의 두배 수준인 112조원으로 확대되는 등 전체 거래에서 전자상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 4.5%에서 지난해 8.6%로 높아졌다.
e비즈니스가 기업의 비용 절감 및 생산성 향상과 직결되는 것은 물론이고 국가 경쟁력의 새로운 동력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미 여러 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가 국가 차원에서 e비즈니스를 추진하게 되면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규모는 2003년 이후 1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또 매년 국내총생산(GDP)의 0.87%인 4조2000억원의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연평균 0.2∼0.4%의 물가 하락과 연간 약 50조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한다.
주지하다시피 물류 경쟁력은 기술 및 자본과 함께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요소로 자리잡았다. 미국·영국·일본 등 선진 각국이 국가 차원에서 e비즈니스화에 나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경이 무너진 글로벌 경제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e비즈니스 확산이 최우선 과제이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 정부도 e비즈니스를 국가전략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투자여력이 부족하고 표준화 미비와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 선진국에 비해 뒤처져 있다.
가장 심각한 것은 물류 경쟁력이다. 국내 기업의 경우 전체 매출액에서 물류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이 12.9%에 이르지만 미국이나 일본 기업은 평균 7∼8%, 유럽 기업은 우리 기업의 절반 수준인 5%대라고 한다. 이러한 물류비 부담이 제품 원가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등 국내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 기업의 e비즈니스 투자가 늘어나는 것은 참으로 반가운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경영환경이 냉혹해지는 시대에 살아남을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산업자원부가 1948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조사발표한 e비즈니스 현황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e비즈니스 투자규모가 매출액의 0.176% 수준에서 0.178%로 높아졌으며, 특히 e비즈니스에 대한 중소기업의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고 한다. 업종별로는 운수업(141%)·전기가스업(111%)·기타서비스업(109%) 등이 증가한 반면 제조업은 29% 감소했고,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이 시스템투자(-13.6%)를 줄이고 교육투자(3.2%)와 컨설팅투자(37.4%)를 늘린 반면 중소기업은 시스템투자(18.6%)와 교육투자(34.1%)를 늘리는 대신 컨설팅투자(-12.6%)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대기업이 선도해오던 e비즈니스 인프라 구축에 중소기업도 적극 동참한 것이다.
더욱 반가운 일은 응답업체들의 절반 이상이 e비즈니스의 매개인 e마켓플레이스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는 점이다. 또 기업 내부 업무 프로세스 변환과 관련되는 전사적자원관리(ERP)·지식관리시스템(KMS)·전사적애플리케이션통합(EAI) 시스템 보유율이 확대되는 것도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제품 코드의 표준화, 산업별 공공DB 구축, e비즈니스 협회·협의회 구성 등 기업간 협조가 필요한 e비즈니스 인프라 수준은 낮다는 점은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