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법원이 지적재산권 보호기간 단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AP 등 외신이 19일(현지시각) 일제히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미 대법원은 월트디즈니사의 미키마우스 저작권을 포함한 수백만건의 저작권을 20년간 연장하도록 허용한 연방법원의 결정을 뒤집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법원의 이같은 방침은 월트디즈니사가 오는 2004년에 미키마우스를 비롯해 이후 수년 안에 인기 캐릭터인 도널드덕·플루토·백설공주·구피·덤보 등에 대한 저작권을 행사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앞서 희귀도서를 온라인 상에서 출판하는 에릭 엘드레드가 주도하는 한 단체도 저작권 시효의 20년 연장을 결정한 지난 98년 소니보노저작권연장법이 위헌요소가 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이 단체는 미 의회가 미국 기업들의 저작권을 과도하게 보호하면서 지난 40년간 무려 열한번이나 당초 14년이었던 저작권 시효기간을 연장해 주었으며 이 같은 조치는 국민의 자유로운 표현의 권리를 저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와 관련, 워싱턴 항소법원은 “저작권 연장이 저작권법 정신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소니보노법의 효력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었다.
조지 부시 대통령 정부도 소니보노법이 유럽연합(EU)의 관련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며 지지를 나타냈으며 대법원에 엘드레드 단체의 소를 기각해 줄 것을 요청했었다.
현재 법인이 갖고 있는 저작권은 96년간 보호받으며 개인이 신규로 받는 저작권은 저작권자의 생존기간에 사망 후 70년을 더 보장받게 돼 있다.
저작권 시효가 말소되면 아무나 로열티를 내지 않고 사용할 수 있으며 산타클로스나 엉클샘같은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 스콧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 조지 거신의 음악 등도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번복을 결정하면 더 이상 저작권보호를 받지 못하게 된다.
대법원은 오는 10월 이 번복 절차와 관련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허의원기자 ewheo@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