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 전세계 PC 시장을 평정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휴대폰의 핵심 부품(탬플릿)을 공급함으로써 휴대폰 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또 휴랫패커드(HP)도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 칩을 사용한 휴대폰 겸용 PDA를 속속 내놓으면서 휴대폰 시장진출을 선언해 그 동안 핀란드의 노키아가 독주하고 있던 전 세계 휴대폰 환경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전망이다.본지 20일자 국제면 참조
21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이같은 움직임은 특히 최근 휴대폰의 원천기술 개발부터 설계·제조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휴대폰 업체들이 다른 통신 및 반도체 업체들로부터 이미 개발된 기술과 핵심부품을 사들여 휴대폰을 조립하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앞으로 전 세게 휴대폰 환경을 바꾸는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MS와 인텔 두 회사는 프랑스 칸에서 열리고 있는 이동통신 전시회인 3GSM월드콩그레스(http://www.3gsmworldcongress.com)에서 인텔의 반도체 칩에 MS의 소프트웨어를 집어넣은 고성능 휴대폰 부품(탬플릿)을 공동 개발해 휴대폰 제조업체들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휴대폰 핵심부품 및 제조원가 구성 참조)
탬플릿은 PC의 칩세트에 해당하는 휴대폰의 핵심부품이다. MS의 벤 왈드먼 부사장은 앞으로 양사가 탬플릿을 공동 개발해 공급하면 과거 몇몇 업체가 나눠가졌던 휴대폰 시장의 진입장벽을 일시에 제거함으로써 앞으로 전 세계 컴퓨터는 물론 전자업체들까지 휴대폰 시장에 진출하는 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왈드먼 부사장에 따르면 최근 대만의 랩톱 컴퓨터 업체인 컴팔일렉트로닉스와 미국 컴퓨터 거인인 HP가 각각 최근 MS와 텍사스인스투르먼츠가 공동 개발한 설계도를 바탕으로, 제작한 고성능 휴대폰 겸용 PDA를 이번 전시회 기간 동안에 공개한다.
왈드먼 부사장은 특히 이들 제품 가운데 HP가 내놓은 휴대폰 겸용 PDA는 (모델명 조나다 928 WDA)는 프랑스텔레콤의 이동 자회사 오렌지를 통해 유럽 가입자들에게 대량으로 공급하는 계약까지 체결한 상태라고 소개했다.
최근 쏟아져 나오는 고성능 휴대폰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컴퓨터를 닮아가면서 기존의 음성통화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접속해 각종 데이터를 주고받고, 대금결제 기능까지 갖추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 업체들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단말기의 원천기술 개발부터 설계·제조까지 모두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통신 및 반도체 업체들로부터 핵심기술과 부품을 사들여 단말기를 조립하는 방식으로 연구개발 등 경상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컨설팅 회사 메릴린치의 통신 애널리스트 아드난 아마드는 앞으로 전 세계 휴대폰 시장의 주도권은 MS와 인텔, HP 등을 주축으로 하는 컴퓨터 연합군단과 노키아와의 경쟁으로 압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만약 MS와 인텔이 휴대폰 분야에서도 90년대 PC시장에서 ‘윈텔 동맹’에 버금가는 성공을 거둔다면 이들에게 핵심 기술과 주요 부품까지 의존할 수밖에 없는 휴대폰 업체들은 대부분 부가가치가 낮은 단순 단말기 조립업체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기선기자 kssuh@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