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서 인종차별 게임 유통돼 우려

 미국에서 인종차별을 조장하는 컴퓨터 게임이 퍼지기 시작해 우려된다.

 C넷에 따르면 비방방지연맹(ADL)은 ‘인종청소(Ethnic Cleansing)’ ‘아리안3’와 같이 인종차별주의적인 폭력을 신봉하는 게임이 유통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ADL이 경고한 게임 중 하나인 인종청소의 경우 플레이어가 도심이나 지하철을 돌아다니면서 아프리카계, 히스페닉계, 유대계 인물들을 공격하는 것을 줄거리로 삼고 있으며 언더그라운드 게임제작사인 레지스턴스레코드가 판매하고 있다.

 이와 관련, ADL의 전국이사인 아브라함 폭스먼은 “인종청소와 같은 게임이 본질을 왜곡시키고 게임을 접하는 사람들을 유혹한다”며 “이같은 게임이 가정으로까지 침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공개 게임툴을 이용해 만들어진 인종청소와 같은 게임들이 퀘이크와 같은 인기 슈팅게임과 수준 차가 거의 나지 않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는 점이다. 인종청소의 경우 지난 99년 와일드탄젠트가 에클립스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면서 함께 확보한 후 무료로 공개한 그래픽툴인 제네시스3D를 이용해 만들어졌다.

 이에 대해 폭스먼은 “인종청소의 정교한 그래픽은 게임에 적응할 때까지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는 사용자들을 유혹한다”며 “아마추어 프로그래머를 대상으로 한 게임제작 툴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인종차별적인 게임을 막는 것은 쉽지 않은 일로 보인다. ADL의 인터넷 모니터링 부서의 연구원인 브리언 마커스에 따르면 공개 라이선스 소프트웨어에 대해 제한을 가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한다.

 레지스턴스레코드는 오히려 홈페이지에 인종청소 개발자가 오클라호마시티 연방건물 폭파범 티모시 맥베이에게 영향을 준 ‘독일계들의 일기(The Turner Diaries)’를 기반으로 한 게임을 만들고 있다는 공지를 버젓이 올려놓을 정도다.

 한편 레지스턴스레코드는 ADL의 발표에 대해 언급을 회피했다.

 <황도연기자 dyhwang@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