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네트워크 시장활성화 기대가 높아지고 있으나 기존 업체의 경쟁 심화와 신규업체의 가세로 저가공급이 우려되는 등 시장질서가 혼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규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메트로 이더넷과 광전송장비, 무선랜 사업분야에서 업체간 주도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들어 새롭게 시장진출에 나서는 업체가 크게 늘고 있어 시장활성화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저가 수주경쟁의 심화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올들어 선발 메이저 다국적 네트워크장비 업체는 물론 그동안 수주실적이 부진했던 후발업체 및 신규업체가 잇따라 공격경영을 선언하며 영업활동 강화에 나서고 있어 앞으로 가격인하 경쟁은 설비투자가 크게 위축됐던 지난해보다 오히려 더욱 심해질 것이란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메트로 이더넷 시장의 경우 지난해 리버스톤이 가격인하 공세를 통해 시스코를 제치고 시장의 주도권을 확보한 가운데 최근에는 파운드리와 엔터라시스 등의 업체가 가격인하 경쟁에 뛰어들었다. 더욱이 리버스톤 역시 지난해 확보한 입지를 굳히기 위해 경쟁업체의 공격경영에 맞대응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어 앞으로 메트로 이더넷 시장에서의 저가수주경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메트로 DWDM시장을 비롯한 광전송 분야에서는 지난해 초만해도 주요 경쟁업체가 4∼5개 안팎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하반기 이후 신규업체의 시장참여가 급증, 10개 업체를 넘어섬에 따라 가격인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노텔네트웍스의 저가 수주경쟁에 밀려 입찰경쟁에서 고전했던 ONI시스템즈와 시에나 등 후발업체가 본사와의 협의를 마무리짓고 올해부터 적극적인 가격인하 공세에 나설 태세인데다 루슨트와 알카텔 등 메이저 광통신장비 업체도 최근 잇따라 공격경영을 표방하고 나서 프로젝트 수주를 위한 가격인하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선랜 분야는 메트로 이더넷과 광전송분야보다 업체간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올해부터 본격적인 장비도입에 나서는 통신사업자가 설비투자비 절감을 위해 업체간 가격인하 경쟁을 촉발하고 있는 데다 어바이어와 삼성전기 등 국내외업체는 시장주도권 장악을 위해 시장초기부터 출혈경쟁을 불사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일부에서는 무선랜이 최근의 ADSL사업처럼 겉만 화려하고 실속은 없는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비관적인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시장활성화가 예상되면 가격인하 경쟁이 주춤하는 것과 달리 올해 네트워크 시장에서는 신규 시장참여업체의 증가에 따른 경쟁격화 등으로 저가수주경쟁이 심화될 것”이라며 “특히 장비구매업체가 최저가입찰제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가운데 장비업체가 공격경영을 잇따라 선언하고 나섬에 따라 가격인하경쟁이 어디까지 확대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김성욱기자 swkim@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