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나노버블시대.
IT·BT에 이어 10억분의 1에 도전하는 나노기술(NT)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벤처투자에 관한 한 동물적인 감각을 갖고 있는 실리콘밸리의 벤처투자자들이 나노기술이나 마이크로시스템(MEMS)과 관련한 분야에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버블논쟁이 서서히 일고 있다.
일반 기기와 나노기기의 중간정도 크기인 MEMS는 일반제조업분야와 의료진단, 인쇄 등 이미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최근 NT분야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실리콘밸리 드레이퍼의 드레이퍼 피셔 주벳슨을 비롯한 10여개 벤처투자사 대표들은 로렌스리버모어국립연구소에서 NT의 가능성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미세기술분야의 가능성에 대해 큰 기대를 가진 벤처투자사가 있는가 하면 과거 닷컴 등 인터넷 거품 붕괴로 큰 손해를 봤던 투자사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연기만 풀풀 내다말 것인지, 최소한 불씨가 붙은 장작이 실제로 타고 있는 것인지 알고 싶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참석자들은 “NT에 대한 관심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지만 우리가 기대할 수 있는 기회란 도대체 어떤 것이냐”고 되묻는가 하면 “NT를 받쳐줄 상업적 시장이 존재한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이른감이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의 벤처펀드인 애질런트벤처스는 NT의 싹수가 보인다는 판단아래 MEMS 분야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인텔의 계열사인 인텔캐피털도 몇몇 MEMS 업체에 투자하면서 칩 제조공정과 관계가 있는 기술을 찾아내 응용하고 있다. 의료업체 전문투자사인 존슨&존슨디벨로프먼트는 극소기술로 수술의 정확도가 높아지는 등 기술이 거품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NT가 IT·BT에 이어 또다시 거품을 몰고올지, 아니면 진정한 황금알을 낳을 수 있을지 실리콘밸리의 투자자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브라이언리기자 brianlee@ibiztoda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