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음성데이터통합(VoIP) 기술인 ‘SIP(Session Initiation Protocol)’ 도입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KT 메신저폰서비스 시스템 구축작업이 해외 솔루션업체를 위한 잔치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일고 있다.
KT가 SIP 기반의 메신저폰서비스 도입을 서두르면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N 메신저를 중심에 두고 장비 및 솔루션을 채택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22일 우면동 멀티미디어 연구소에서 LG전자, 코스모브리지, 데이터크레프트, 시스코, 스리콤 등 국내외 30여개 업체 80여명의 VoIP관계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KT 메신저폰 서비스 시스템구축을 위한 제안설명회를 가졌다. 이날 KT 관계자는 “메신저폰서비스 시스템 구매 현장성능평가(BMT)에 참여하는 업체는 사전에 MS로부터 인증서를 받아야 참여가 가능하다”고 못박았다.
하지만 아직까지 SIP기반 윈도 메신저와 연동테스트를 마친 기업은 전세계적으로도 5, 6 군데에 불과하다. 아직 국내기업의 솔루션으로는 윈도 메신저와 연동시험을 마친 제품이 하나도 없는 상태. 일부 업체가 지난해 SIP 기반 제품개발을 마치고 MS와 접촉, 연동테스트를 준비중이지만 서류제출 마감시한이 오는 3월 2일로 잡혀있어 설명회 이전에 MSN 메신저와 연동시험을 완료하지 못한 기업은 사실상 KT의 이번 BMT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 것이다.
반면 해외 VoIP 솔루션 업체인 스리콤과 시스코는 이미 지난해 SIP 솔루션을 출시, MS 메신저와 연동을 마치고 지난해 8월 KT 멀티미디어연구소에서 BMT를 마친 상태다.
이에 대해 VoIP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인 KT가 이미 시스코나 스리콤과 BMT를 각각 한차례 진행하고 제안설명회를 갖는 것은 국내 솔루션 업체를 들러리로 만드는 격에 불과하다며 MS의 논리에 밀려 국내기업은 외면하는 사례가 또한번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kr>